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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피아니스트 소콜로프의 ‘슈베르트&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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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피아니스트 소콜로프의 ‘슈베르트&베토벤’

입력
2016.01.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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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그리고리 소콜로프 '슈베르트&베토벤' 음반. 유니버설뮤직 제공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그리고리 소콜로프 '슈베르트&베토벤' 음반. 유니버설뮤직 제공

피아니스트 그리고리 소콜로프(66)의 신보 ‘슈베르트 & 베토벤’이 국내 발매됐다. 미하일 플레트뇨프와 함께 현존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가운데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그는 유럽 밖으로는 연주여행을 다니지 않는데다 음반 녹음마저 극도로 싫어하는 독특한 습성 덕분에 ‘은둔의 거장’으로 불린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실황 연주는 음반보다는 따뜻하고 풍부하다. 개성적이면서도 설득력이 강한 연주자다. 타건 하나 하나가 잘 연마가 돼있는데, 음색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각 작품의 이미지를 놀라울 정도로 잘 뽑아낸다”고 평했다.

신보는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계약 후 두 번째 내놓는 음반이다. 지난해 19년만에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잘츠부르크 리사이틀’ 음반을 발매해 전세계적으로 호평 받았다. 새 음반에는 201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바르샤바 필하모니에서 녹음한 곡을 담았다.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이자 베토벤의 가장 긴 피아노 소나타인 29번 ‘함머클라비어’와 슈베르트의 ‘즉흥곡(Impromptus D 899)’, ‘세 개의 소품’ 등을 담았다.

소콜로프 신보 ‘슈베르트&베토벤’ 커버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소콜로프 신보 ‘슈베르트&베토벤’ 커버 사진. 유니버설뮤직 제공

소콜로프의 함머클라비어 연주는 전 세계적으로 완벽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13년 소콜로프의 함머클라비어 연주에 대해 “미스 터치가 거의 없는 완벽한 연주였다.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감동적이었다. 칼날 같은 연주가 주는 감동 같은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앨범에 대해 음악칼럼니스트 오스발트 보잔은 “소콜로프의 슈베르트 연주는 완전히 유기적이고 옳은 연주처럼 들린다”며 “극단적인 루바토(템포의 임의적 변주)를 자주 사용해 화성 변화를 더욱 지연시키고 놀라울 정도로 자유로운 템포 선택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한 순간도 임의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소콜로프는 1966년 제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한 신동이었지만 냉전시대에 활동한 탓에 서구 진출이 어려웠다. 80년대 이후 연주 여행이 허용돼 주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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