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카라를 이끌었던 구하라·한승연·박규리가 결국 둥지를 떠나기로 최종 결정했다. 주축 멤버들이 한순간에 빠지면서 9년간 K팝 전성시대의 한 축을 맡았던 카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카라의 9년은 영욕이 함께한 시간으로 대변된다. 2007년 4인조로 처음 시작해 2008년 구하라와 강지영 합류로 5인조로 다시 출발했다. 국내 걸그룹 전성시대와 맞물려 서서히 인기를 쌓다가 2009년 '미스터'로 일약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2011년에는 연초부터 카라 사태로 불리며 한·일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니콜·한승연·강지영이 소속사 상대로 해지 통보, 소송까지 불사했다. 이 갈등은 100일만에 다시 봉합됐지만 2014년 결국 니콜과 강지영은 계약만료와 동시에 팀을 떠났다.
소속사 DSP미디어는 15일 이들의 전속계약 종료를 알렸지만 애써 '해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신화나 클릭비처럼 멤버별 소속사는 달라도 언제든 다시 뭉쳐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다만 그 가능성 면에서 희박해 사실상 '해체'로 보는 시각에 무게가 쏠린다. 이미 DSP와 재계약 하지 않은 세 멤버는 가수 활동과 거리를 둔 움직임을 보였다. 새 둥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도 배우 중심의 기획사와 접촉해왔다.
구하라는 한류 배우가 몰려있는 배용준의 키이스트행이 유력하다. 두 세 차례 연기 활동을 펼쳤던 한승연도 배우로 새 출발을 노리고 있다. 아역 배우 출신 박규리도 중소 배우 기획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DSP와 계약 기간이 남은 허영지도 처지가 애매해졌다. 2014년 카라에 새로 투입돼 막내 역할을 톡톡히했지만 향후 활동 방향을 놓고 고심 중이다. 솔로의 부담 혹은 새 그룹을 결성하든 그동안 녹아든 카라 색을 빼는 것이 관건이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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