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문호이자 세계적 극작가 Shakespeare가 당시의 연극에서 보인 영어 억양은 어느 것일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국 도서관에 비치된 Shakespeare의 Original Pronunciation (OP)에 따르면 셰익스피어 당시 16세기의 억양은 미국 억양과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 지금의 미국 억양은 오히려 Irish 억양과 영국의 서부 지역 억양에 가까운데 또 다른 연구를 보면 17세기의 영국, 미국 억양은 사실 거의 같았다는 비교도 있다. 지금 영국에서 표준이라고 말하는 Received Pronunciation(RP) 억양은 그로부터 200년이 지난 19세기에 나온 것인데 현대 미국 발음이 영국의 고전 발음인 셈이다.
단어만 해도 ‘가을’을 미국에서는 fall이라고 말하고 영국에서는 ‘autumn’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셰익스피어 시대 전후에는 뒤섞여 사용되었고, fall은 순수 Anglo-Saxon어였고 autumn은 Latin어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둘 다 혼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대 영어의 비교 기준이 r음의 생략이냐 발성이냐로 갈린다는 것을 참고해보면, r 음의 생략과 ‘혀 굴림’도 역사적 기록이 있다. 미국에서 New York과 Boston 지역에서는 r 음에서 혀를 굴리지 않고 장음화하는 반면 미국 대부분의 여타 지역에서는 r 발성을 제대로 하기 때문에 언뜻 듣기에는 ‘혀굴림’으로 들리고 영국의 Scotland나 중서부 지역에서도 r 발성을 혀를 굴러 제대로 하는 편이기 때문에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명제 하나는 ‘세계에서 오늘날 가장 많이 통용되는 영어 억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일 것이다. 우선 영국 스코틀랜드 호주 캐나다를 막론하고 이들이 노래를 부를 때는 American Accent로 하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노래에서는 각자 출신지나 개인의 억양보다는 가사 전달과 노래 리듬을 살려야 하므로 여기서 ‘중립 발음’이 필요성이 제기된다. 결국 ‘듣기 편하고 전달력 좋은 발음’이 노래의 발성이고 이것이 오늘날의 미국 발음과 가장 흡사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배경에는 Rock’n’Roll이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따라 하게 된 유럽과 다른 지역 가수들의 발성도 미국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배경이야 어느 것이든 국적을 불문하고 노래를 할 때는 대부분 미국 발음으로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영어 억양은 어느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Global English Accent’나 ‘International English Accent’ 얘기가 나온다. 이는 곧 하나로 지정할 수 없고,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영어 비중이 미국 영국 등의 원어민 숫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립 발음’ ‘깔끔하고 쉬운 발음’이 이상적인 발음이라는 역설이 된다. 단 한 가지 전제는 평이하고 깔끔한 발성을 할 줄 알아도 입으로 내뱉을 문장만큼은 술술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영어는 중학교 과정의 수준으로 충분하고, 어휘 기준으로 본다면 기초 500~800단어로 거의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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