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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견문록]K팝 제대로 즐기려면… 창동이 딱이라고 전해라

입력
2016.01.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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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2만석 규모 공연시설

서울 아레나 2020년 완공 계획

국내외 대형공연 유치 가능해져

주변 거리는 음악 관련 집중 육성

미리가본 서울 도봉구 서울아레나

인기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은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이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해 7월 쌍문동에는 둘리를 주제로 한 놀이시설 겸 도서관인 둘리뮤지엄이 문을 열었고, 지하철 4호선 쌍문역도 조만간 둘리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은 아예 쌍문동 골목을 중심으로 한 마을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동네의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덕분에 평범한 변두리 동네라는 인상이 강했던 도봉구 쌍문동은 당장 전입하고 싶은 핫한 동네가 됐다.

그렇다고 도봉구가 둘리와 응팔처럼 추억팔이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아레나’와 ‘플랫폼 창동61’등 문화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업들이 최근 윤곽을 드러내며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도봉구를 눈여겨봐야 할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강북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창동ㆍ상계 일대에 조성되는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는 국내 최초 아레나급 공연장이자 서울에서 유일한 전문공연시설이다. 아레나급은 1만5,000석에서 2만석 규모의 공연장을 일컫는 말로 국내에는 전무하다. 장충체육관은 홀급(5,000석)에 속한다. 물론 아레나급 공연시설이 필요할 때는 올림픽주경기장, 고척스카이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스포츠 겸용시설이어서 대형예술공연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연이라는 측면에서 서울아레나를 따라올 수 없다는 얘기다.

서울아레나가 들어서면 도봉구는 규모와 시설 면에서 명실상부한 음악산업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대형음악공연은 물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연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몰려오는 K팝 가수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고, 이제까지 장소 등의 문제로 무대에 올리지 못했던 해외 유명 공연 유치도 가능해진다.

국내 체육ㆍ문화공연계로서는 꿈의 시설이었던 만큼 서울아레나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실제 서울아레나 건립계획이 알려지자 투자그룹과 공연ㆍ연예기획사 등에서 사업성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사업계획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평균 8.8%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음악산업시장의 기반과 일대의 자원, 편리한 교통 접근성 등이 결합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아레나는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로 설계된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하철 창동역까지 이어지는 공간에는 카페형 음반매장, K-POP 브랜드샵, 사진박물관, 로봇박물관 등 문화ㆍ산업 시설이 조성된다. 로봇박물관이나 영국 포트레이트갤러리와 같이 인물화와 초상화를 전시하는 사진박물관도 들어올 예정이다.

서울아레나가 이목을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지사업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지사업은 현재 도심 배후 주거지로 베드타운화된 총 97만㎡ 창동ㆍ상계 일대를 8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문화ㆍ경제허브로 만드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이중 약 5만㎡의 부지에는 서울아레나가 들어서고, 인근에는 스타트업의 업무시설과 첨단산업 집적 시설이 조성된다. 수 십 년째 낙후된 베드타운으로 머물던 일대가 수 년 만에 천지개벽하는 셈이다.

도봉구 역시 해외 사례를 들어 서울아레나가 완공되면 이 일대가 문화ㆍ공연산업 일자리 창출의 거점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아레나 사업이 벤치마킹한 3만7,000여석 규모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가 좋은 예다. 슈퍼아레나가 있는 일본 사이타마는 도쿄도 북쪽에 인접한 도시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철도차량기지와 공장 등이 있는 저개발 지역이었다. 하지만 슈퍼아레나를 앞세워 기지 이전 지역을 개발하면서 현재 인구 720만 명에 방문객만 300만 명에 이르는 일본의 문화체육공연 중심지로 성장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창동역 1ㆍ4호선에 인접한 서울아레나는 세계 어느 아레나보다 교통접근성이 우수하다”며 “사이타마 아레나의 사례처럼 공연뿐 아니라 방송ㆍ광고, 영화, 게임 등 문화 관련 기업을 유치해 1만3,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아레나는 최근 사업방식이 민간 제안방식으로 바뀌면서 완공시점도 2021년에서 2020년으로 빨라졌다. 착공은 2017년 말에 착수한다.

3월 플랫폼 창동61 개장

서울아레나 건설 사업에 앞서 창동ㆍ상계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컨테이너박스형 상가인 ‘플랫폼 창동 61’도 오는 3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복합환승센터 건립(2022년)이 예정된 창동역 인근 부지(연면적 2,128㎡)에 조성되는 플랫폼 창동 61은 영국의 박스파크를 본떠 컨테이너 58개를 젊은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든 문화복합시설이다. 뮤직존, 라이프스타일존, 커뮤니티존 등 3가지 콘셉트로 구성된다. 구는 플랫폼 창동61을 통해 지역의 이미지를 바꾸고, 이를 서울아레나와 창동ㆍ상계 신경제중심지사업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아레나 사업의 첫 단추인 플랫폼 창동 61를 시작으로 도봉구가 예술ㆍ문화공간으로 확 바뀌게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과 각종 문화 시설이 창동일대에 더해지면 문화도시 입지를 더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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