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을 넘은 신태용호가 최약체 예멘을 상대로 ‘골잔치’를 노리고 있다.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예멘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C조 2차전을 치른다. 14일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신태용호는 예멘과의 경기에서 다득점을 챙겨 다음 상대인 난적 이라크를 맞이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포항제철고 선후배 사이인 문창진(23ㆍ포항 스틸러스)과 황희찬(20ㆍFC 리퍼링)이 차(車)-포(包)가 됐다. 문창진이 선제골ㆍ결승골을 연달아 터뜨렸고, 황희찬이 특급 도우미 역할을 했다.
전반 18분 황희찬이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키커로 나선 문창진이 강하게 골대 정면으로 슈팅을 시도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리드를 잡은 신태용호는 후반 3분 만에 추가골을 얻었다. 황희찬이 왼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뒤 내준 공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문창진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13분 우즈베키스탄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이창민(21ㆍ전남)의 허벅지를 밟은 잠시드 볼타보예프가 퇴장 당하면서 신태용호가 수적 우위를 점했다. 승부는 추가골 없이 2-1로 끝났다.
1승(승점 3)을 거둔 한국은 예멘을 2-0으로 물리친 이라크(승점 3)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에 올랐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예멘과의 2차전에 대해 “일단 다득점으로 몰아친 뒤에 편하게 경기를 풀어야 한다”면서 “특히 이라크-우즈베키스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편하게 가려면 예멘과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경기는 깔끔하게 마쳤지만 이라크와 순위 경쟁을 대비해 최대한 골득실을 확보해 놓겠다는 심사다.
예멘을 향한 공격 선봉에는 멀티골의 주인공 문창진이 설 가능성이 높다. 문창진은 U-19(19세 이하) 대표팀에서부터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2012년 AFC U-19 챔피언십에서는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넣어 한국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하지만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당한 부상으로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한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문창진은 이날 보란 듯이 시원한 부활포를 터뜨렸다. 그는 “이번 대회만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부상 재활기간인) 5개월간의 아픔이 녹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멘전을 앞둔 시점에서 문창진의 부활은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신 감독 역시 힘든 시간 끝에 득점의 기쁨을 맛본 문창진을 칭찬했다. 그는 “문창진은 올림픽팀 주축이었지만 K리그에서 당한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2골을 넣고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 기분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컨디션을 회복한 문창진과 권창훈(22ㆍ수원 삼성) 등 에이스들의 몫도 커질 전망이다. 신 감독은 이날 교체 출전한 권창훈에 대해서도 “원래 8강부터 기용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몸 상태가 빨리 좋아졌고, 본인도 뛰고 싶어 한다”면서 “점점 기용시간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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