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혼잣말 욕설은 모욕죄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상대방을 지목하지 않고 혼잣말로 욕설을 한 것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4년 6월 택시기사와 요금시비를 벌이다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늦게 도착한 경찰관에게 “아이, 씨X!"이라고 욕설을 한 혐의(모욕)로 기소된 이모(45)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표현이 무례하고 저속하다는 이유로 모두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씨의 발언은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흔히 쓰는 말로서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이씨에게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으나 항소심은 "죄질이 불량하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