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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이번엔 미국이다!

입력
2016.01.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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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 리 글로우 레시피 대표

미국에 K뷰티의 공습이 시작됐다.

K뷰티가 아메리카, 특히 북미 지역에서 한류 콘텐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의 강세에 힘입어 K뷰티도 성장해가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글로우 레시피는 한국산 화장품들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이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편집숍 세포라와 얼타의 온ㆍ오프라인 쇼핑몰에 다양한 한국산 기초화장품들을 입점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동시에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뷰티 기업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하는 회사다. 미국에서 K뷰티의 전도사인 셈이다.

글로우 레시피는 두 명의 한국인 여성들이 지난해 11월 창업한 회사다. 사라 리와 크리스틴 장 공동대표는 글로벌 뷰티브랜드 로레알에서 근무한 뷰티 전문가들이다. 사라 리는 랑콤 미국지사와 로레알 파리 미국 지사에서 근무했다. 랑콤 재직 당시 쿠션 컴팩트 개발을 도맡았다. 로레알 파리에서는 헤어제품을 개발하며 당시 팬틴이 우위를 점한 시장 점유율을 빼앗았다. 크리스틴은 로레알에 인수된 키엘 출신으로 시크마스크와 에센스를 개발했다. 로레알의 미국 지사 직원 8,000여 명 중 한국인은 이들 단 2명에 불과했다.

두 사람 모두 신제품을 개발하며 한국의 혁신적인 뷰티 제품들에 대해 눈을 떴다. 전세계 뷰티 제품들과 경쟁했을 때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한국 화장품들의 아이디어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사라 대표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영감이 필요한데 한국만큼 빠르고 잘 만드는 나라가 많지 않았다. 한국에는 혁신적인 뷰티 제품들이 이미 많이 출시돼 있었다. 반면 미국 현지에 판매되는 한국산 화장품들은 가성비 위주로만 소개돼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 글로우 레시피는 온라인 쇼핑몰과 블로그를 통해 K뷰티 제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잘 나가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글로우 레시피를 창업할 당시 기존 화장품 쇼핑몰과 차별점을 두는데 주력했다. 현지 뷰티시장에서 떠오르는 천연, 유기농 스킨케어 제품을 취급하고, 피부색과 타입이 다양한 미국 소비자들을 위해 테스트 패널을 채용해 트러블 여부를 철저히 파악했다.

북미 지역은 K뷰티가 생소하나 한국 화장품들의 인지도가 낮지는 않았다. K팝과 드라마를 통해 소개된 스타들을 통해 호기심이 생겼다. 또 미국 내 여러 뷰티 기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후기 등이 자주 소개됐다. 사라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이 BB크림 에센스 미스트 세럼 등이 한국에서 처음 만든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K뷰티가 대중화되지 못한 데는 실용과 결과를 따지는 미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해서다. 스킨부터 크림까지 겹겹이 바르는 한국인들과 달리 미국은 하나로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때문에 한국인처럼 피부가 좋으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글로우 레시피는 현지 성향에 맞춰 K뷰티 제품 중 멀티 기능의 제품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

미국에서 잘 팔리는 K뷰티 제품은 시트마스크, 고무팩, BB크림, 수분크림 등이다. 시술 효과를 볼 수 있는 필링용 왕면봉도 금방 솔드아웃(Sold-out)된다. 사라 대표는 "미국인들은 각질 제거에 집착해 필링 효과를 보는 왕면봉의 인기가 높다.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 시트 마스크나 고무팩도 호평을 듣고 있다. 고무팩 즉 러버 마스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새롭게 만들어가는 성취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우 레시피가 힘을 쏟는 브랜드 인큐베이팅도 고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서 생소한 화미사 브랜드는 글로우 레시피를 통해 얼타에 입점된다. LG생활건강의 빌리프도 세포라에 입점 후 인기 브랜드가 됐다. 이같은 브랜드들의 성공 사례에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국내 업체들도 많다.

사라 대표는 "화미사의 성공을 듣고 입소문이 나 되레 우리 쪽으로 제안이 오는 경우가 많다. 빌리프는 지난해 3월 세포라에 론칭했는데 수분크림으로 단기간에 떴다. 세포라의 K뷰티 캠페인 덕에 LA 뉴욕뿐 아니라 시골에서도 알 정도로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 미국 ABC 방송의 창업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 탱크'에 출연해 5억원의 투자 지원금을 받았다.

글로우 레시피는 지난 12월 4일 미국 ABC방송 시청률 1위의 창업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 탱크'에 소개됐다. 신생 회사들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샤크 탱크' 출연은 최고의 PR 기회이기도 했다. 글로우 레시피는 1시간 동안의 PT 끝에 심사위원 5명 중 3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5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사라 대표는 "'샤크 탱크' 방송 동안 글로우 레시피 홈페이지의 트래픽이 순식간에 급상승했다. 또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격려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 방송 후 수천통의 이메일과 리테일러들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연락도 왔다"고 말했다.

글로우 레시피는 북미 지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새해 유럽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은 K뷰티에 있어 미국보다 더 까다로운 곳이다. 그럼에도 현지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사라 대표는 특이한 제품을 팔기 보다 매일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을 소개할 방침이다. K뷰티를 더 많이 소개하고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로도 힘을 실을 생각이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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