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훼손, 기상 악화 등 악재 겹치며
작년 12월만 해도 공정율 53% 그쳐
조직위, 현장 인력 야간 작업 강행군
현장 점검 후 국제 인증서 발급되면
‘스키월드컵 개최’ 모든 절차 마무리
“평창올림픽 성공 첫 단추 잘 끼울 것”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던 강원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이 무사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내달 6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테스트 이벤트가 벌어지는 정선 알파인 경기장이 손님 맞이 채비를 마쳤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은 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정선 가리왕산 환경 훼손과 분산 개최 논란이 얽히고설켜 2014년 5월에야 느지막이 첫 삽을 떴다.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난항은 계속됐다. 환경단체의 반대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첫 테스트 이벤트인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월드컵 개최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정상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곤돌라, 제설 시스템 완비와 함께 최소 60%의 공정률이 맞춰져야 하는데, 지난해 12월10일까지만 해도 공정율은 53.7%에 머물러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상 악화까지 겹치면서 공사 진행이 더욱 더뎌졌다. 더구나 곤돌라 제작업체인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사가 평창 현장을 방문한 뒤 도저히 기간내 공사가 불가능하다며 철수하는 초대형 악재가 터져 조직위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러나 조양호 조직위원장이 급거 도펠마이어사 본사를 방문해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질 테니 공사를 서둘러 달라”고 설득한 끝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로 가는 첫 걸음에서부터 제동이 걸린 조직위와 현장 인력들은 지난해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반납은 물론 야간 작업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연말에는 FIS에서 요구하는 눈 높이 120cm를 맞추기 위해 110대의 제설기를 동원하는 등 ‘눈과의 전쟁’을 벌였다. 여형구 조직위 사무총장은 13일 “당초 국제올림픽위원회, 국제스키연맹, 언론매체 등에서 촉박한 공사일정 때문에 첫 테스트이벤트의 정상 개최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조직위는 그동안 강원도를 비롯한 공사관계자 등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절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현장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큰 틀에서 대회 준비를 완료한 조직위는 이제 대회 개막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일 FIS의 최종코스점검이 예정돼 있고, 이날 현장 점검 결과를 토대로 FIS의 국제 인증서가 발급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현재는 눈을 얼리고 안전네트를 설치하는 등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직위는 늦어도 16일까지 3.7km에 달하는 통신케이블 설치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시험운전과 안전검사를 받을 계획이다.
스키월드컵 이벤트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위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이번 테스트 이벤트를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본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자격 심사가 이어진다. 2017년 4월까지 총 28개(올림픽 23개ㆍ패럴림픽 5개) 테스트 이벤트를 치러야 한다. 여 사무총장은 “이제는 정선 알파인 월드컵의 정상 개최를 넘어 이번 월드컵대회에서 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마지막까지 대회 인프라를 꼼꼼히 챙기면서 완벽한 대회 운영을 위한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
당초 가리왕산 중봉 남자코스와 하봉 여자코스로 나눠져 있었다. 하지만 산림유전자 보존과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녀 코스를 통합해 건설했다. 통합코스 출발지점도 중봉(표고차 1,420m)에서 하봉(1,370m)으로 크게 낮아졌다.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이에 따라 30%의 산림이 더 보전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코스 건설에 따라 알파인 경기는 야간에도 치러야 하는 일정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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