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친박계 일부에서 제기된 개헌론과 관련해 “저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 얘기”라며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우리 상황이 (개헌론이) 블랙홀 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 없는, 그런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개헌론이 불거질 때마다 ‘경제 블랙홀론’을 들어 반대해 왔던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친박계 일부 의원의 개헌론에 대해 “모두가 의논한 적도 없는데 개인적 생각을 (일부 의원이) 얘기한 것으로 다 확인됐다”며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개헌을 외치는 사람들이 개헌을 생각할 수도 없게끔 자꾸 몰아가고 있다”면서 “청년들은 고용절벽에 처해 하루가 급한 이런 상황에서, 뭔가 풀려나가면서 그런 (개헌) 얘기도 해야 국민 앞에 염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개헌론이 정치권에서 수시로 제기되긴 했으나 지난해 말 개헌론에 거리를 뒀던 친박계 일각에서 나와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반기문 대통령-친박 국무총리’ 가능성을 언급하며 “20대 국회에서는 개헌을 해 권력구조를 이원집정부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해 박심(朴心)이 실렸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 대통령이 다시 개헌론을 덮어두긴 했으나, 20대 국회가 구성되면 언제든지 개헌론이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지난 2014년 10월 중국 순방 당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도 검토해야 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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