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완ㆍ주승용 탈당… 이춘석 잔류
전북 의원들 탈당 움직임은 소강
탈당이 유력했던 장병완(광주 남구), 주승용(전남 여수 을) 의원이 13일 더불어민주당을 결국 떠났다. 반면 탈당설이 돌던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은 “탈당으로 도망치지 않겠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광주, 전남 의원들의 더민주 탈당 러시가 이 의원의 잔류 결정으로 일단 전북까지는 확장되지 않은 모습이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남은 야권의 존립을 위협하는 분열적 행태와 패권정치를 목도하고 있다”며 “호남 정치의 중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여는 청지기가 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지난해 2월 출범한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됐지만 주류 측과 갈등을 빚다 지난달 7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지금 밖에 추진되는 여러 개의 정당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필수”라면서도 “결국 ‘국민의당’으로 들어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 의원은 “더민주는 정부ㆍ여당의 거듭되는 실정에도 화석화된 야당 체질에 갇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국민의당 합류를 공식화했다. 이날 두 의원을 포함해 지난달 13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당을 떠난 의원은 14명(호남권 8명, 수도권 6명)으로 늘었고, 더민주 의석수는 127석에서 113석으로 줄었다. 여기에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 등 5,6명이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탈당 의원 수는 최대 2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이춘석 의원은 이날 전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탈당으로 도망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당 바람이 호남을 진앙지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바람을 새누리당이 가장 기뻐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정통 제1야당에서 호남을 분리해 더 철저히 고립시키려는 현 집권세력의 비열한 전략에 절대 동조해서는 안 된다”며 탈당 후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호남을 팔아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실력으로 우리 몫을 따오는 정치, 호남 유권자들의 일방적 지지에 기대지 않고 실제로 호남을 키울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탈당이 희망이라는 말로 분열을 포장하고, 다른 이도 아닌 우리 손으로 제1당을 허물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승리해 잘 살 수 있는 길을 저를 키워준 우리 당에서 찾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전북 출신 더민주 소속 의원은 11명 중 유성엽 김관영 의원 등 2명이 탈당해 9명이 남은 상태로, 그 동안 이 의원을 포함해 2,3명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당의 한 전북 출신 의원은 “광주, 전남은 영남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의원들 자신이 작은 패권주의를 만들어 냈지만 전북은 다르다”며 “분명 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민심이 있지만 그렇다고 탈당해서 당을 만들고 야권을 찢어놓으라는 얘기는 아니라는 말씀들을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탈당 도미노에 맞서 더민주는 영입인사 8호인 ‘경제통’김정우 세종대 교수를 소개했다. 전 기획재정부 과장 출신인 김 교수는 야당의 험지이자 현 새누리당 지역구인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12대부터 15대까지 같은 지역에서 다섯 번 출마해 낙선한 더민주 김철배 강원도당 고문의 아들이기도 하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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