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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플러스] 국제유가, 바닥모를 추락…국내 미칠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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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플러스] 국제유가, 바닥모를 추락…국내 미칠영향?

입력
2016.01.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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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오후 2시경 배럴당 29.9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30달러 선을 곧 회복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해 말일 대비 17.8% 급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각국에 디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산유국들의 위기를 증폭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면서 한국경제에도 타격을 준다.

▲ 11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ℓ당 1,295원에 판매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근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원유시장, 가시밭길 걷게 된 이유는

저유가의 가장 큰 주범으로는 공급 과잉이 첫 손에 꼽힌다.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미국이 셰일 오일을 개발하면서부터 급격히 늘었다.

셰일 오일은 바위 속 유기물을 분해·추출한 원유다.

셰일 오일 개발 이후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최근 6년 동안 두 배로 치솟았다.

그간 미국에 원유를 수출해 온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국가들은 아시아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여야 했고, 원유시장 점유율도 점차 잠식당했다.

급기야 OPEC은 2014년 11월 유가 하락을 무릅쓰고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원유 공급이 급격히 늘면서 수요를 훌쩍 앞질렀고 2014년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했다.

중동 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갈등을 빚고 있는 것도 이유다.

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산유량으로는 세계 5위인 이란이 단교를 선언하면서, OPEC이 가까운 시일 내에 원유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봐야한다.

■ 국제유가 추락 어디까지…10달러 전망도

국제유가가 이렇게 유례없이 추락하면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속속 국제유가 전망을 낮추고 있다.

▲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 상반기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으로 떨어지고 하반기에나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를 이유로 들며 "유가가 배럴당 20∼25달러까지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기존 원유와 경합하는 셰일가스 생산 기술의 발달로 초경질원유(콘덴세이트) 생산량이 근래 늘고 있어 저유가 국면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6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스탠다드차타드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세계 경제도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이 보이지 않아 이같은 예측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원유 등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글로벌 산업 구조가 변모하고 있다는 점 역시 유가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

■ 한국경제엔 독일까 축복일까

한때 저유가는 에너지원을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만 받아들여졌다.

기업들은 공장 가동 등에 필요한 생산 비용은 줄어드는 반면 개인은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물건값이 떨어지고 유류값이 하락하면 소비 주체인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커진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과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 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국제유가가 20~30달러대로 급락해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를 어렵게 하면서 우리나라도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우리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신흥국이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이들 나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계도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시추업체들의 발주 및 계약 취소가 줄을 잇고, 해운업계는 일감이 줄어 선박 발주를 거의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산업 강국이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 수출은 전년대비 각각 36.6%, 21.4%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7.9% 줄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조선업, 중공업, 건설 쪽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어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중동 관련 산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새로운 수출처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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