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게 세계 복권 역사상 가장 높은 당첨금인 15억 달러(약 1조 8,000억원)가 주어지는 ‘파워볼(Powerball)’ 추첨을 앞두고 미국 전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1등 당첨 확률이 번개에 맞을 확률(119만분의 1)보다 작은 2억9,22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13일(현지시간) 오후 추첨 시간에 앞서 파워볼(1장당 2달러)을 구입해 일확천금의 꿈을 실현해보려는 사람들로 미국 복권판매소들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판매 현장에서 1인 당 10달러씩을 내고 복권을 구입한 후 회원 중 당첨자가 나올 경우 이를 공평하게 나눠 갖는 일종의 ‘복권 계’를 결성하는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띌 정도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 덴버포스트, 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미국 전역에서 판매된 13일 추첨 대상 파워볼은 10억800만여 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구(약 3억2,000만명)를 감안하면 미국인 1명 당 3장 꼴로 구입한 셈이다.
파워볼에 참여하지 않는 앨라배마, 미시시피, 네바다, 유타, 알래스카, 하와이 주 거주민들도 ‘대박’을 노리고 주 경계를 넘어 복권 구매 행렬에 뛰어들었다.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 거주하는 리차드 존스는 “2시간 동안 차를 달려 조지아주로 넘어와 파워볼을 구매했다”라고 말했다. 15억 달러를 잡으려는 열망은 국경도 넘게 한다. 캐나다 퀘벡 주에 사는 로버트 샤르보뉴는 미 뉴욕 주 샹플랭으로 건너와 한 편의점에서 무려 1,000달러 어치의 파워볼을 샀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캐나다 언론 글로브앤메일은 “아이스하키 스타인 알렉스 오베츠킨이 미 버지니아 주까지 날아가 파워볼을 사왔다”고 보도했다.
미 전역이 파워볼 열풍으로 과열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몇몇 주류 언론들은 자제를 요구하며 “당첨의 꿈은 너무나 허황되다”라고 불 끄기에 나섰다. NYT는 12일자 ‘당신은 파워볼 잭팟에 당첨되지 않는다’라는 기사에서 “결국 당신의 6개 숫자는 맞지 않을 테고 2달러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전했다. 신문은 “당신이 당첨될 확률은 미국 인구 이름 모두를 종이에 적어 써 넣은 후 이를 추첨해 오바마 대통령이 나올 확률과 같다”라며 지나친 사행심을 경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른바 행운의 가게로 불리는 판매소에 가서 복권을 산다고 해도 결과는 특별히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복권 열풍을 비판했다.
남효정 인턴기자(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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