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주문하면서 ‘I’d like one double cheeseburger - all the way’라고 말할 때가 있다. 필요한 것을 다 넣어 달라는 ‘with everything on it’의 뜻인데 (1)‘the works’(=everything, 몽땅)과 같은 의미이고 (2)‘all the way’와 비슷하게 쓰인다. ‘All the way’는 글자 그대로 ‘길’의 시작에서 끝 지점까지 모두를 지칭하기 때문에 ‘I had to walk all the way home from work.’ (직장에서 집까지 쭉 걸어서 귀가했다.)처럼 쓰이는데 이 말이 확대되어 ‘전부 몽땅’의 의미가 된 것이다. ‘The works’는 ‘피자에 토핑 종류 모조리 넣어서 해 주세요’라고 할 때도 ‘I’d like a pizza with the works.’처럼 말한다.
미국영어에서 ‘몽땅’,‘처음부터 끝까지’의 뜻으로 쓰이는 말 중에는 (3)‘the whole nine yards’ ‘the whole hog’ ‘the whole shebang’ ‘the whole ball of wax’ ‘the whole enchilada’ 등도 있다. ‘The whole nine yards, full nine yards는 ‘몽땅 전부’의 뜻인데 부사나 형용사의 기능으로 사용된다. 일반적 표현으로는 all the way가 있는데 이들 표현 또한 자주 쓰인다. 이 어구가 쓰인 역사를 보면 100년이 넘는데 ‘the whole six yards of it’ 어구보다 앞서서 ‘whole ball of wax’도 있었다. Six 대신에 nine이 쓰이게 된 배경이 확실하게 전해진 것은 없고 0부터 9까지 셈을 할 때 ‘끝까지’의 개념으로 ‘9’가 쓰였다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60년대 이후 ‘the whole nine yards’는 80년대 90년대까지 유행어처럼 쓰이고 있다. 특히 ‘nine yards’ 어원 자체는 설왕설래만 있을 뿐 어느 것도 명쾌하지 않다. 기관총의 총알 벨트가 nine yards였는데 총알을 몽땅 소진할 때까지 다 쏘았다는 의미에서 ‘nine yards = everything’이라는 설도 있고 이불이나 옷감 길이를 잴 때 ‘nine yards’가 많이 쓰이게 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둘 다 확실한 근거는 아니다.
‘the whole nine yards’가 미국 표현인데도 1986년에 영국의 Oxford 사전에 수록되었는데 영국에는 비슷한 의미의 (4)’full monty’ 어구가 있고 그 어원 또한 불확실하다. 일설에 의하면 영국의 양복점 ‘Montague Burton’에서 남자의 조끼까지 포함된 정장(three-piece suit)을 지칭하면서 20세기 초부터 쓰였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주장에 따르면 ‘제대로 된 영국식 아침 식사’(the full cooked breakfast)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추정에 불과하다. 한국인에게는 ‘몽땅’이라는 우리말과 영국식 표현 ‘full monty’ (완전 많이)가 유사한 뜻과 비슷한 발음이라서 기억하기는 쉬울 것이다. 위에 소개한 (1)~(4) 어구들은 각기 어원은 불확실하지만 ‘전체’ ‘몽땅’ ‘모조리’의 뜻으로서 여전히 잘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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