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자산동결 제재 대상인 북한해운사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측이 선박 2척을 중국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産經)신문은 12일 한반도 관계자를 인용해 OMM의 후속회사 측이 관리하고 있던 ‘명산 1호’ 등 화물선 2척을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쳐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화물선은 적정가격의 절반 수준인 척당 1억엔(약 10억2,367만원) 선에서 거래된 것으로 보이며, 2척 모두 중국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에서 해체된 뒤 부품별로 되팔렸다고 전했다. 명산 1호는 2014년 여름에 상하이(上海)항 등 중국 항구를 드나든 게 확인됐으나 중국은 당시 안보리의 대북 자산 동결 조치에 따른 압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산케이는 이와 관련 “안보리는 제재대상 선박의 매매를 금지한 결의 이행을 회원국에 의무화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며 “중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비난한 반면 군사적 위협이 될 북한 선박을 방치해왔다”고 비판했다. OMM은 최근 회사를 여러 개로 분할하고 건조한 지 30년 이상 된 선박 12척을 각 회사로 분산해 이름을 바꾸는 방식으로 항해를 계속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 항구에서 압류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위장술인 셈이다.
또 OMM을 승계한 회사에 대해 중국 기업 등 채권자 측이 빚을 갚으라고 독촉했고 명산 1호 등을 판매한 대금으로 채무를 갚는 한편, 올해 들어선 새로운 배를 구입하기 위해 물밑 교섭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반도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하고자 새 배를 사용해 무기를 운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유엔은 OMM이 관리하는 청천강호가 미그-21전투기 등 신고하지 않은 무기를 숨겨 싣고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다가 2013년 7월 적발되자 다음해 7월 이 업체를 안보리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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