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발롱도르(Ballon d’Or) 수상자는 역시 리오넬 메시(29ㆍFC바르셀로나)였다.
그러나 축구는 팀 스포츠가 아니던가?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67) 감독은 11일 리버풀 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나는 발롱도르의 적”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의 성적만 가지고 칭송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축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축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국제 축구선수협회(FIFPro)는 발롱도르 수상자 말고도 올해의 베스트 11을 뽑았다. 마누엘 노이어(30ㆍ바이에른 뮌헨)가 올해의 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마르셀루(28ㆍ레알 마드리드)가 수비진에 포함됐다. 이어 루카 모드리치(31ㆍ레알 마드리드)와 폴 포그바(23ㆍ유벤투스)가 올해의 미드필더로 선정됐다. 공격진에는 발롱도르 최종 후보 3인 네이마르(24), 리오넬 메시(29, 이상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가 뽑혔다.
전 세계 6만5,000명 이상의 남녀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올해의 팀에서 발롱도르 수상자 메시는 9년 연속 명단에 포함됐다. 적지 않은 축구팬들은 마르셀루나 세르히오 라모스(30), 모드리치가 올 해의 팀 명단에 속해 있다는 것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그보다 더 잘한 선수들이 있는데 이들이 뽑힌 것은, 올 해의 팀 투표가 ‘인기투표’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본보는 이에 따라 12일 국내 축구 전문가 4인에게 ‘올해의 팀 베스트 11’을 선정을 의뢰했다. SBS Sports에서 축구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장지현, ‘쪼호’김동완 해설위원과 KBS 해설위원이자 성남FC 선수강화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한준희 해설위원, MBC 서형욱 해설위원과 함께했다.
김동완의 선택
‘쪼호’와 특유의 함성으로 유명한 SBS Sports 김동완 해설위원의 베스트 11은 무엇일까? 김동완 위원은 스트라이커 자리에 바이에른 뮌헨에서 맹활약 중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8)를 꼽았다. 김위원은 “레반도프스키는 전형적인 9번 자리의 스트라이커 계보에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고 평했다. 또한 2선에는 호날두ㆍ메시ㆍ네이마르를 택했다. 그는 “루이스 수아레즈(29)가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지만 네이마르와 수아레즈를 비교했을 때 네이마르가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진에는 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28)를 선정하면서 “바르셀로나 성적의 무게중심”이라고 극찬했다. 골키퍼는 마누엘 노이어의 몫이었다.
서형욱의 선택
MBC 해설을 맡고 있는 서형욱 위원은 다소 공격적인 스쿼드를 베스트 11로 꼽았다. 그는 4백이 아닌 3백을 선택했는데, 뮌헨의 다비트 알라바(24), 제롬 보아텡(28), 그리고 파리 생제르망의 티아구 실바(32)로 수비진을 구축했다. 미드필더진에는 바르셀로나의 이반 라키티치(28),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와 유벤투스의 폴 포그바가 선택됐다. 서형욱 위원 역시 공격진에 레반도프스키를 선택했는데, 김동완 위원이 원톱 형태였다면, 서형욱 위원의 레반도프스키는 네이마르와의 투톱 형태였다.
한준희의 선택
유쾌하고 명쾌한 해설로 유명한 한준희 위원은 성남FC의 선수강화위원장으로도 활약 중이다. 그가 선택한 2015 베스트 팀 11에는 들어갈만한 선수들이 모두 포진됐다. 리그 8실점(12일 현재)의 경이로운 수비벽을 쌓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고딘(30)이 수비진으로 간택됐다. 한 위원은 “적어도 지금의 세계 축구에서 가장 견고하고 지능적이며 골도 잘 넣는 중앙 수비수”라고 평했다. 그의 짝으로는 헤라르드 피케(29ㆍ바르셀로나)가 선정됐다. 한 위원은 그러나 골키퍼 장갑은 유벤투스의 지안루이지 부폰(38)에게 맡겼다. 한 위원은 “노이어가 선정돼도 이상이 없지만 변함없는 기량의 노장에게 더 마음이 끌린다”고 말했다. 김동완, 서형욱 해설위원에게 버림 받은(?) 수아레즈가 원 톱자리에 섰다. 한 위원은 “MSN을 완성시킨 마지막 퍼즐”이라고 평가했다.
장지현의 선택
마지막으로 SBS Sports 장지현 해설위원의 베스트 팀이다. 장 위원은 “작년은 풀백자원보다 센터백 자원들이 더 빛나는 선수가 많았던 것 같다”며 서형욱 해설위원과 마찬가지로 ‘3백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부폰이 골키퍼로 선택됐고, 보아텡, 실바, 고딘이 3백을 구성했다. 윙백으로는 다비트 알라바와 뮌헨의 주장 필립 람(33)이 선택됐다. 중원 2명의 미드필더로는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데 브라이너(25)와 바르셀로나의 이니에스타가 선택됐다. 데 브라이너가 선택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장 위원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선택 이유를 밝혔다. 공격진은 무난하게 ‘MSN’라인이 자리잡았다.
올해의 팀에 선택되지 못했다고 해서 그 선수가 뛰어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누가 조금 더 나았느냐에 의미가 있을 뿐이다. 사람들마다 축구를 보는 눈과 철학이 모두 다를 것이고 각자의 베스트 팀 역시 다를 것이다. 국내 축구 전문가 4인의 의견이 비슷하지만 모두 갈리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당신의 2015년 베스트 11은 무엇인가?
글ㆍ그래픽=박기수 인턴기자(한국외대 스페인어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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