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륙의 실수’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우수한 품질,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 제품들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보조배터리와 스마트밴드로 관심을 모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는 최근 태블릿PC를 40만원 미만의 가격에 출시해 국내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우리 속담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가 상품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오미를 보면 오히려 ‘싼 게 다홍치마’가 된 게 아닌가도 싶기도 하다.
펀드의 경우 동일한 방법으로 운용되는 펀드임에도 투자 시 발생하는 비용에 따라 종류를 A, B, C, S 등의 알파벳을 붙여 구분한다. 운용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구조를 가진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싼 게 다홍치마라는 말이 펀드 투자 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투자비용이 낮아지면 펀드의 운용성과는 어떻게 될까? 펀드의 운용성과는 투자비용을 제하고 산정되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성과를 높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투자비용이 낮은 펀드에 투자한다면 투자자는 비용도 낮추고 성과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펀드 투자비용은 크게 ‘수수료’와 ‘보수’ 두 가지로 나뉜다. 수수료는 펀드에 가입하거나 매도할 때 발생하는 일회성 비용으로 투자금액의 일부를 차감하는 형태로 부과된다. 보수는 펀드와 관련된 회사들에게 지불하게 되는 비용으로 펀드에 가입되어 있는 동안 투자하고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투자자에게 부과된다. 두 비용이 어떻게 부과되는지에 따라 A, B, C, S 등의 알파벳을 붙여 클래스로 펀드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다.
먼저 A클래스는 펀드에 가입할 때 선취 판매수수료가 있다. 선취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판매보수가 다른 클래스에 비해 낮은 편이다. B클래스는 A클래스와 반대로 펀드 매도(환매) 시 후취 판매수수료가 부과되고 후취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역시 판매보수가 낮다. C클래스는 판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유형이다. 판매수수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판매보수가 다른 클래스에 비해서 높은 편이다.
S클래스는 온라인 펀드투자 채널인 펀드슈퍼마켓에서만 투자할 수 있는 전용 클래스다. C클래스와 마찬가지로 판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고, 판매보수는 C클래스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모든 유형 가운데 투자비용이 가장 낮다. 단, 펀드가입 후 3년 이내 환매 시 후취 판매수수료가 발생한다.
주식형 펀드 중 2015년 한 해 동안 투자자에게 인기를 모았던 메리츠코리아 주식형펀드와 현대인베스트먼트 로우프라이스 펀드의 클래스별 성과를 살펴보면 투자비용 차이로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지난 8일 기준 메리츠코리아 주식형펀드의 클래스별 최근 1년간 운용 수익률은, S클래스가 20.74%, A클래스와 C클래스는 각각 20.44%, 19.63%이다. 투자비용이 가장 저렴한 S클래스로 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C클래스에 투자했을 때보다 성과가 1%포인트 이상 높다. 현대인베스트먼트 로우프라이스 펀드도 마찬가지다. S클래스 17.61% A클래스 17.01% C클래스 16.26% 순으로 역시 S와 C클래스의 수익률 차이가 1%포인트 이상이다.
대표적인 두 개 펀드의 예를 들었지만 투자비용이 낮아지면 펀드 운용성과가 높아지는 점은 모든 펀드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세제혜택이 주어지면서 최소 가입 유지기간이 있는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나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5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비용절감에 따른 운용성과 개선효과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2014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투자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기왕이면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다홍치마 같은 펀드를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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