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 ‘빅뱅’이다. 오승환(34)의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행이 가시화되면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를 수놓을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맞대결이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됐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와 입단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아 빠르면 12일 공식 발표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일본리그를 거치는 등 11시즌 동안 통산 646.1이닝 1.81의 평균자책점을 찍은 오승환의 연봉은 3년 최대 1,100만달러(약 133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평균 약 48억원으로 일본에서 받은 금액과 비슷하다. 2014년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최대 9억엔(93억7,000만원)의 조건에 계약한 오승환은 그 해에 2승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으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2승3패 41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구원 타이틀(공동 1위)을 지켰다.
이로써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는 박병호(30ㆍ미네소타), 김현수(28ㆍ볼티모어), 강정호(29ㆍ피츠버그), 추신수(34ㆍ텍사스), 류현진(29ㆍLA 다저스) 등 총 6명이 된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이들의 맞대결을 지켜보는 국내 팬들의 새벽잠도 설칠 수 밖에 없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맞붙는 건 세인트루이스행이 예정된 오승환과 피츠버그의 강정호다.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해있는 이 두 팀은 4월4일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총 19차례 만난다. 투수 오승환과 타자 강정호가 직접 맞붙는 만큼 더욱 흥미를 끈다. 강정호는 2009년부터 오승환의 국내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3년까지 5시즌 동안 오승환과 맞대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4월5일에는 볼티모어와 미네소타가 개막전을 갖는다. 올해 처음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는 김현수와 박병호의 맞대결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이들은 5월10일부터 열리는 3연전에서도 또 한 번 만나게 된다.
4월15일부터는 김현수와 텍사스의 추신수가 맞붙는다. 현재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추신수와 이제 막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김현수의 첫 맞대결이다. 추신수와 김현수의 맞대결은 8월3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3연전에서도 볼 수 있다.
국내 리그에서 최고의 선발로 꼽혔던 류현진과 최고의 불펜 투수로 군림했던 오승환의 맞대결은 5월13~15일, 7월22일~24일로 예정돼 있다. 5월28일부터 30일까지는 텍사스와 피츠버그가 일전을 겨룬다. 베테랑 추신수와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는 강정호의 대결이다.
LA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6월25일부터 3연전을 펼친다. 동갑내기 절친인 류현진과 강정호가 투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류현진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이들은 미국에서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LA 다저스와 피츠버그는 8월13일부터 15일까지 또 한 번 3연전을 가지기 때문에 류현진과 강정호의 맞대결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6월17일부터는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와 추신수의 텍사스가 3연전을 갖는다. 동갑내기인 이들은 프로 데뷔 후 같은 리그에서 뛴 적이 없어 투타 맞대결 경험이 없다. 7월에는 세 차례의 ‘코리안 더비’가 열린다. 시작과 끝에는 박병호와 추신수가 있다. 미네소타와 텍사스는 7월2일부터 4일까지 한 차례 3연전을 가진 뒤, 7월9일부터 12일까지 또 한 차례 4연전을 펼친다. 7월5일부터 7일까지는 LA 다저스의 류현진과 볼티모어의 김현수가 투타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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