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등 탈당 러시에 곤혹
손학규 선대위원장 등판론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선 당 내홍 수습을 위한 조기 선거대책위 구성을 위해 손학규 전 상임고문 구원등판론까지 나왔다. 손 고문이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손풍’에 기댈 만큼 여의치 않은 당내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이미 현역의원 11명이 탈당한 더민주는 최원식 의원과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는 12일, 주승용 장병완 의원은 13일 탈당 선언이 예정돼 있다.
더민주는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표가 '조기 선대위 구성 수용' 방침을 밝힌 이후 이용훈 전 대법원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김부겸 전 의원 등에게 선대위원장 직을 제안했지만 모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자 급기야 10일 밤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 직을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손 전 고문이 당 대표를 맡은 2008년 총선과 2012년 대선 당시 야권 통합을 이끌어낸 전력이 있고, 최근 호남 민심도 손 전 고문에게 우호적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그러나 2014년 7ㆍ30 재보선 패배로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여의도와 거리를 둬온 손 전 고문이 현 상황에서 정계 복귀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날 회의에서도 “손 고문은 수락한다고만 하면 영입 0순위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손 고문 측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쳤다.‘손풍’이라도 불기를 바라는 심경이 투영된 자조적 논의인 셈이다.
회의는 일단 선대위원장 직을 제안 받은 외부 인사들의 답변을 이번 주까지 기다리자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내부인사에게 맡기자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한 박영선 의원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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