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33ㆍ대한항공)이 프로배구 V리그 후반기에도 고공비행 중이다. 내로라하는 외인들을 제치고 전체 공격 종합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팀 우승이라는 결승선에도 가장 먼저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김학민은 11일 현재 공격 성공률 58.40%로 공격 종합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오레올(현대캐피탈ㆍ58.15%)과 시몬(OK저축은행ㆍ57.25%) 등 특급 용병까지 제치고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픈 공격에서도 김학민(50.36%)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주포 그로저(48.31%)와 오레올(47.00%)의 기록을 웃돌았고, 그밖에 시간차공격, 후위공격에서도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벌써 서른셋의 나이로 공격수들 중에서는 ‘큰 형님’급이지만 전광인(25ㆍ한국전력) 송명근(23ㆍOK저축은행) 등 신참 주포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이다. 토종 거포로 개인 기록 부문에서 자존심을 세운데다가, 거의 매 경기 풀타임 출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다. 김학민은 어쩌면 5년 전 전성기 시절보다 활짝 핀 모습이다.
김학민의 활약과 희생은 그가 그만큼 우승에 간절하다는 증거다. 김학민은 프로 11년 차로 뼛속까지 ‘대한항공맨’이지만 한번도 챔피언 왕관을 써보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006년 신인 김학민이 합류한 뒤 8년 연속 ‘봄배구’에 진출하며 강팀으로 거듭났지만, 우승과는 유난히 운이 없었다. 2010~11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3년 연속 삼성화재에 가로막혀 챔프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학민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2010~11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것이 유일하다. 이후 2013년 4월 군에 입대해 지난해 1월 복귀전을 치렀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공백은 더욱 길어졌다.
올해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 김학민과 팀의 강력한 의지다. 공격수는 선수 생명이 짧은 만큼 김학민도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는 최근 “매 경기가 절실하다”며 우승을 향한 간절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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