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도 안 나 완전범죄 될 뻔하다 친구 신고로 덜미
주차 중인 관광버스를 호기심에 무면허로 6시간 동안 200㎞ 넘게 운전한 ‘간 큰 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인천 모 고교 1학년 송모(17) 군을 자동차 불법사용과 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무면허인 송군은 지난 10일 오전 1시 인천 서구의 한 도로 변에서 키가 꽂아진 채로 주차된 관광버스 안에 버스기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버스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평소 버스 시동키는 차에 꽂아두고 문만 잠그던 버스기사가 이날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채 퇴근했고, 근처를 배회하던 송군이 제대로 잠기지 않은 버스를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송군은 버스를 몰고 인천을 출발해 인천 강화, 경기 파주, 경기 고양 등 인근 도시를 돌아다니며 무려 200여㎞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다른 목적지 없이 버스를 운전하던 송군은 버스를 몰고 고양시에 사는 친구 A군을 만나기도 했다.
송군은 버스를 운전한 지 6시간 후인 같은 날 오전 7시 관광버스를 원래 주차된 장소에 가져다 놨다. 송군은 버스를 운전하고 주차하는 동안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고, 운전기사 역시 출근 전이라 버스가 없어졌던 사실 조차 몰랐다.
완전범죄가 될 뻔 했던 송군의 범행은 A군의 신고로 들통났다. 경찰 관계자는 “송군과 A군이 매우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며 “송군이 평소 어른들이 운전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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