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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내 스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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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내 스승들

입력
2016.01.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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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스승이 없다. 정규 교육 안에 있을 때도,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할 때도 누구를 스승이라며 사숙하고 모셔본 적이 없다. 적어도, 그게 어떤 제도권 안에서, 그리고 그 안의 규칙과 규율에 의한 거라면 전무한 거다. 건방지고 삐딱한 성정 탓이기도, 쓸데없이 눈이 높은(?) 탓이기도 할 거다. 그만큼 스승에 대한 갈망이 크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알게 된 좋은 어른들은 몇 분 계시다. 문학가도 뮤지션도 있다. 하지만 자주 연락하지도 않고, 삶에 관한 것이든 예술에 관한 것이든 의식적인 지도편달을 받은 적은 없다. 스승이라고 굳이 많은 걸 가르치려 하고 보살피려 한다면, 그렇게 참섭하려 든다면, 그게 하나의 도그마나 권력 체계로 변질된다고 우려하는 편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요즘은 내게 문학을 배우려고 앉아있는 학생들이 스승이라 여겨지곤 한다. 허술하고 안일하고 무책임한 삶이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깨닫고 느낀 것들을 내 식대로 떠들어대는 게 내 일이다. 공감하는 사람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들 자신의 얘기를 한다. 너무 내밀하고 아파 입이 잘 안 떼어지는 얘기라면 말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 믿는다. 그렇게 듣게 되는, 보잘것없고 하찮을 수 있지만, 그 자체의 삶의 무게로 묵직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얘기들. 내 스승은 그것들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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