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국민의당’은 10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발표된 창당 발기인은 1,978명으로, 2년 전 안 의원이 신당 창당에 나섰을 때 보다 규모 면에선 크게 늘었지만 참신하고 중량감 있는 인사는 눈에 띄지 않아 인물 영입이 제1 과제로 떠올랐다.
국민의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 창당위원장으로 하는 창당 준비위원회 발족식 및 창당 발기인대회를 개최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안 의원을 비롯해 김한길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등 7명이 참여했다. 이날 발기인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권은희 의원이 11일 국민의당에 합류할 예정이며 김관영 더민주 의원도 같은 날 탈당과 함께 국민의당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이계안 김유정 김창수 선병렬 한광원 전 의원, 이명박 정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 이용경 전 창조한국당 대표,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등이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신당 참여가 주목된 김성식 박선숙 전 의원,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은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2003년 민주당 분당 사태 때 당무회의 도중 신당 창당파 이미경 의원의 머리채를 잡아당긴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던 문팔괘 전 서울시 의회 의원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뒤늦게 자진 취소했다. 당시 당무회의는 신ㆍ구주류 당직자 간 폭력 사태로 얼룩졌고, 당무회의 직후 신당파는 독자 창당을 위한 창당주비위 구성을 전격 발표하며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등 야권 분열로 이어졌다. 이후 야권 내에서 ‘이미경 머리채 사건’은 노무현 정부 당시 민주당의 분열을 상징하는 하나의 사건처럼 각인돼 왔다. 문 전 의원은 지난해 5월에는 박모씨로부터 서울대공원장을 시켜주겠다며 전 서울시 호남향우회 사무총장 임모씨와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번 발기인은 안 의원이 2014년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를 발족할 당시의 발기인 규모(374명)의 5배지만, 인물의 무게 면에선 예상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 대부분이 지난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2번’후보로 출마했거나 출마를 준비했던 인사들이다. 사실상 당의 무게 중심이 호남 지역 현역 의원들에게로 쏠림에 따라 ‘호남당’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새정치연합 당시 창당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이번에는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새정치’를 보여줄 수 있는 인재영입에 주력한다. 국민의당 측은 각 시ㆍ도당 창당대회와 다음달 2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거쳐 창당작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또 다른 야권 신당파인 천정배, 박주선 의원도 같은 날 각각 서울시당 창당대회와 통합신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야권재편 속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서는 등 야권의 시계 제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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