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한국인 사업가 황모씨는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북중 접경 지역 분위기에 대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이들에 대한 중국측 세관의 짐 검사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눈에 띌 정도의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들어갈 때 중국측 세관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이전보다 많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북중 접경 지역에서 중국 측이 통행과 통관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 무역업자 또는 개인간에 이뤄지던 밀무역은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4차 핵 실험 후 중국측 국경수비대 감시가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북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긴 상황이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여행사마다 하루 20여명의 관광객이 북한 여행을 문의하거나 실제로 여행을 떠났지만 핵 실험 이후엔 문의조차 없다”고 밝혔다. 단둥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서모씨는 “북한 식당들의 경우 손님들이 다소 감소했다”면서 “일부 중국인이 북한 식당에 가는 것을 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과 접경한 동북 지역 유람선 관광업체들에 배를 북한 쪽으로 접근시키지 말라는 중국 당국의 긴급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단둥시에서 압록강 유람선을 운항하는 중국 관광회사 관계자는 북한의 핵 실험 후 당국으로부터 “북한 쪽으로 지나치게 배를 접근시키지 마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단둥시에서는 압록강에 유람선을 띄운 뒤 북한쪽 강변으로 접근,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여행 상품들이 운영되고 있다. 평소에는 묵인됐던 북한 지역에 대한 사진과 영상 촬영도 저지되고 있다. 또 함경북도와 접한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의 북중 국경 교량도 최근 보수를 이유로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도 겨울에는 북한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둥에서 15년 간 지낸 서모씨는 “북한의 4차 핵 실험으로 북한 관광객이 없는 건지, 아니면 계절적인 영향인 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중 접경지대의 긴장감과 달리 북한 내부는 연일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주재 호베르투 콜린 브라질 대사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평양에는 군인과 민간인이 참가한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렸고, 정부 인사들이 김일성 광장에서 연설했다”면서 “저녁에는 불꽃놀이도 벌어졌고 북한 방송은 수소폭탄 실험 성공 소식을 보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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