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마을 잇는 답사코스로 공개
이덕형 집터 등 명소와 연결
서울 남산으로 올라가는 옛길을 살린 도보코스인 ‘남산 옛길’이 새롭게 단장돼 공개됐다.
10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구는 회현역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소파로와 소공로 사이의 골목길 일대의 숨은 길을 재발견해 남산 도보코스로 최근 조성했다. 이는 구에서 추진하는 ‘회현동 역사ㆍ문화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이다.
이번에 조성된 제1코스는 회현동 입구의 은행나무부터 회현동 시범아파트에 이르는 560m의 구간이다. 이 코스의 중간 지점인 삼풍아파트에서 남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420m 구간은 주민의견을 반영해 추가 조성했다.
제2코스는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회현동 주민센터를 거쳐 시범아파트로 향하는 430m 길이다. 도보여행자들이 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로, 회현동 중심을 관통한다.
구는 각 구간마다 남산 공원으로 이끄는 안내판 27개를 설치했다. 또 전신주와 가로등에는 불법 광고물 부착 방지판을 만들고,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폐쇄회로(CC)TV도 설치했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북촌과 대비되는 남산자락에 위치해 ‘남촌’으로 불렸던 곳으로, 역사와 문화가 깃든 자원이 많다.
조선시대 대동미(大同米)를 받아들이던 관아가 있던 자리인 선혜청(宣惠廳)터, 조선시대 난전시장의 하나로 미곡, 포목, 어물 등을 매매했던 칠패시장(七牌市場)터,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 연못인 남지(南池)터,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한음 이덕형(李德馨)의 집터 등이 회현동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으로 기록돼 있다.
이 밖에 서울역, 명동, 남대문시장, 신세계 백화점, 숭례문, 백범광장, 안중근기념관, 지구촌박물관, 구 제일은행본점 등 상업지역과 역사적인 명소가 함께 존재하고, 호텔과 오피스텔, 게스트하우스, 맛집 등이 몰려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좋은 입지조건과 풍부한 문화자원을 갖추고도 ‘남산고도제한지구’로 지정돼 30년 넘은 낡은 주택, 근린생활시설이 밀집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왔다.
구는 이번에 조성한 남산옛길 홍보를 위해 회현동 주민들과 함께 걷기코스 특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걷기 동아리별로 다양한 동네 걷기코스를 개발하고, 걷기운동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회현동은 상업지구이면서 역사와 문화, 현대가 공존하는 중구의 상징적인 지역”이라며 “오래된 골목골목에 이야기를 숨겨진 명소를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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