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0억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진 빚을 10년 넘게 갚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유 후보자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사전답변서 등에 따르면 부인 A씨는 전 재산으로 15만원 정도의 은행 예금과 1,100만원 가량의 생명보험 납입금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예금계좌에 대부업체로부터 1억6,000만원의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다. A씨가 1995~96년 한 상호신용금고로부터 16억원 가량의 대출을 받은 지인에 연대보증을 섰다가, 기한(1999년)까지 대출금 상환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후보자가 본인 명의로 등록한 재산은 서울 중구 아파트(8억4,000만원)와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세금(2억원), 대지 임야(4억7,800만원), 국회의원 사무실 임차비(2,000만원) 예금(1억7,600만원) 등이다. 아파트 담보대출금(7억1,500만원)를 제하더라도 재산이 10억원을 넘는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본인 소유 아파트로 매달 500만원 가량의 고액 월세를 받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유 후보자측이 2003년께 연대보증 채무 때문에 당시 살던 아파트를 경매로 넘기는 등 빚 변제를 위해 노력했다”며 “현 재산의 상당 부분은 2006년 상속으로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왜 부인의 빚을 방관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11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선 아들 B씨의 과도한 씀씀이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는 B씨가 2014년까지 7년 동안 3년 가까운 급여를 받았지만, 재산공개 내역에 마이너스(-) 2,600만원으로 나와있으며, 특히 2013년1월부터 2014년7월까지 해외직구로만 500만원이 넘는 물품을 사들였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홍 의원은 “부인은 사실상 신용불량자인데 남편은 외면하고, 아들은 과소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유 후보자가 국가 채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경제부총리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유 후보자측은 “저축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들의 과소비를 지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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