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미 최근 한두 달 새 눈높이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부진 등을 감안하면 이번 잠정 실적 발표를 계기로 눈높이를 한 단계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20곳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은 평균 5조8,08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각 증권사가 직전에 내놓은 전망치의 평균(6조845억원)보다 4.53% 줄어든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4년 3분기 4조600억원을 저점으로 4분기 연속 증가하며 ‘V자’ 반등 곡선을 그리는 듯했으나 작년 4분기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치도 50조원을 밑도는 평균 47조9,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직전 전망치(48조2,612억원)보다 0.71% 낮아진 수준이다.
게다가 이는 대부분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에 제시된 전망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적지않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종전 매출액 49조9,110억원, 영업이익 5조7,280억원에서 매출액 49조5,960억원, 영업이익 5조6,250억원으로 각각 0.63%, 1.80%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부진 우려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잠정 실적이 기대를 밑돌았음에도 지난 8일 주가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증권사 20곳이 제시한 목표주가의 평균은 163만원으로, 지난 8일 종가가 117만1,000원임을 감안하면 아직 시장은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4배, 주가수익비율(PER)은 7.30배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로는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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