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를 별로 안 먹는데 왜 중성지방이 높을까요?
많은 당뇨병 환자분들이 하는 질문입니다. 왜 지방(기름기)를 별로 안 먹는데 중성지방이 높을까요?
당뇨병과 중성지방은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당뇨병은 당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잘 걸리는 병이지만 체질적으로 보면 당을 잘 이용을 못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체질적이라는 말은 본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생기는 병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똑같이 당을 먹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당을 잘 써버리는 사람은 당뇨병이 잘 안 걸리고 당을 잘 못 써버리는 사람은 당뇨병에 쉽게 걸립니다.
많이 먹는 사람이 걸리는 병이지만 별로 많이 안 먹는 사람도 체질적으로 걸리는 병이 당뇨병입니다. 체질적으로 왜 당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지는 유전적으로 결정이 되는데 당뇨병이 잘 생기는 유전자를 가지는 사람은 중성지방도 잘 올라갑니다.
중성지방(triglyceride)을 이해하실 때는 지방이란 단어에 너무 사로잡히면 안 되고 에너지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중성지방=에너지'라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먹고 사용하는 중요한 에너지는 당과 지방(기름기)입니다. 우리 몸은 쓰고 남는 에너지를 바로 '중성지방'으로 저장하는데 당이나 지방을 우리 몸이 쓰고서 남는 사람은 중성지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당분이나 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은 아무래도 에너지가 남을 수밖에 없고 중성지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에너지를 별로 안 먹는데도 몸에서 에너지를 별로 안 써버리는 체질을 가진 사람은 중성지방이 올라가는데 당뇨병 환자가 이런 체질을 타고 난 것입니다.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들은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이 많고 중성지방이 높은데 아직 당뇨병이 안 생긴 분들은 미래에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아시고 많이 조심해야 합니다. 당분의 섭취를 조심하고 남는 에너지를 써버리기 위해 열심히 운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엔 당분이 널려져 있습니다. 떡, 빵, 음료수, 온갖 과일, 음료수, 커피(설탕이 들어간),감자, 고구마.. 손만 뻗치면 바로 잡히는 음식들입니다. 이런 유혹을 잘 견디고 단 맛이 적은 음식에 손이 가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중성지방을 언급할 때 빠지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알코올은 1gm에 7칼로리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1gm에 9칼로리) 다음으로 에너지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당연히 중성지방을 높이는데 혁혁한 성과를 올리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그러니 과음 과식을 하는 현대인이 중성지방이 올라갈 수밖에 없겠지요. 당분과 더불어서 술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입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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