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 최고의 도자는 성화자기이며 중국도자기의 정수를 보려면 명대 성화자기를 보라는 말이 있다. 그중 백미는 계항배를 꼽을수 있다. 2014년 4월 8일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희귀술잔이 2억8,124만 달러 한화 375억원에 낙찰되었다. 소더비에 따르면 명나라 성화제(1464∼1487)때 제작된 지름 8센티 크기의 이 술잔은 전화를 통해 경매에 참여한 상하이 갑부 류이첸에게 낙찰되었다고 한다. 성화투채 계항배의 높은 가치에 전 세계 컬렉터들의 입이 딱 벌어진 순간이다.
성화자기의 특성을 살펴보면 성화시기 서역의 청화안료의 수입이 단절되면서 중국산 청화 안료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운남 지방에서 발견된 '피당청' 또는 '평등청'이라 불리는 안료다.
평등청의 주산지는 강서성 경덕진 부근의 낙평현이다. 평등청이라는 명칭은 수입 코발트인 소마리청이 철분의 함입현상으로 유면을 뚫고 나오거나 태채를 뚫고 들어가 청화가 시문되는 부위의 유면에 요철현상을 낳는 반면, 이 청화안료는 소마리청의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명칭이다.
성화자기는 그 색의 구분이 명확하며, 이들이 서로 아름답게 융화되어 수묵화 필묵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성화연간 관요의 청화자기 전세품 중 농염한 색에 흑반점이 있는 것은 '소마리청'을 채용한 것이며, 색이 농염하나 흑반이 없고 아름다운 산점이 있는 것도 있다. 성화연간 청화자기의 태질은 결백하고 세밀하며 얇고 우수한 몸채를 지니고 있다. 성화연간에는 특히 작은 기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기형은 유연하면서도 강인한 느낌이 드는 선형을 강조하여 상서로움과 수려함을 함축하고 있다.
성화자기는 청화자기 이외에 투채의 소조로 명대의 최고자기를 생산하였다. 성화투채 실상을 알 수 있는 예는 주산 어기창 발굴 출토품이 있다. 주산 동북령에 있는 용주각 재건을 위한 발굴에서 성화자기편으로 추정되는 200건의 자기가 출토되었으며 그 중에는 상당수가 성화 투채다.
'경덕진도록'에는 성화연간 제작된 투채의 고귀함과 그 가치에 대해 언급한 기록이 있으며 만력연간에 이르면 '계항배'(鷄缸杯) 한쌍의 가격이 무려 은 백금 1만냥이나 하였다고 밝혔다. 또 당병균의 '문방사고'에는 "신종은 호화로운 식기를 즐겼으며 어전에 성화배 한쌍이 있었는데 그 값이 무려 10만 냥이나 되었다"며 명 말에 성화배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당시 강남의 조세 400만석이 은 100만냥으로 납부되었다고 하며, 풍년에는 은1냥이 쌀8·9석정도 했다고 한다. 결국 은 10만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이었던 셈이다. 성화투채가 이처럼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작품성과 더불어 희소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 이루어진 발굴조사 이전에는 성화투채로 전해지는 전세품이 대만고궁박물원의 전세품과 일본에 소장되어 있던 몇 점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첸쩡샤는 '중한고미술협회'이사로 1,000여점의 중국도자기를 두루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C'는 중국도자기(Chinese ceramics)를 뜻한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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