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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 땜질 처방ㆍ말바꾸기, 널뛰기 장세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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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당국 땜질 처방ㆍ말바꾸기, 널뛰기 장세 부채질

입력
2016.01.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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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 도입했다 공포심 조장에 1주일 못 가 철회

환율정책은 혼란ㆍ대주주 지분매각 해제 약속도 헌신짝

“누더기 규제 계속되면 시장의 응징 있을 것” 경고

중동 불안ㆍ北 핵실험 등 악재 겹치며 코스피ㆍ니케이 요동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8일엔 장초반 급등락 끝에 중국 당국의 시장 달래기 대책의 약발이 먹히며 상승 마감했지만, 시장에선 언제든 또다시 급락 장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중국 증시가 날마다 극도의 혼란 양상을 보이는 데에는 경기 둔화 등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의 정책 일관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책들이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에 따른 투매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주가 급등락 시 매매를 일시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 1주일도 안돼 철회한 것이다. 중국 증시는 올해부터 이 제도를 도입, 지수가 5% 변동하면 15분간 장을 멈추고 7%가 변동하면 조기폐장하기로 했다. 주가 변동폭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했지만 지나치게 발동 요건을 낮게 잡는 바람에 공포심만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나흘 중 이틀 조기 폐장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급기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새해 5영업일째인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정책의 신뢰성을 허물어뜨렸다.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조치 역시 널뛰기를 하는 모습이다. 작년 7월 증시가 폭락하자 당국은 6개월간 대주주 지분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한시적으로 도입했고 이 규제가 8일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매각 제한 해제가 증시 폭락에 기름을 붓자 부랴부랴 “대주주의 3개월 내 매각 지분 비중이 1%를 넘을 수 없다”는 새 규제를 만들었다.

통화당국 역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인민은행은 7일까지 기준환율을 8거래일 연속 높여(위안화 절하) 고시했다가, 너무 빠른 속도로 상승하자 시장에 개입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8일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소폭(0.015%) 절상 고시했지만, 인민은행의 과도한 평가 절하는 향후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에 대한 시그널로 인식되면서 자금 이탈을 부채질했다.

초고속 성장을 이끌며 성공하기만 했던 중국 정부가 시장의 힘이 거대해진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시장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일관해, 화를 자초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위스 율리우스바에르 은행 신흥시장 담당자인 하인츠 뤼티만은 “당국 개입이 계속되면 시장 가치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짜증이 나게 마련”이라며 “이처럼 조작이 이뤄지는 시장은 끝내 응징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당국의 서킷브레이커 잠정 중단, 위안화 절상 고시 등에 힘 입어 전날보다 2.2% 반등 출발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개장 15분 만에 다시 -2%까지 떨어졌다가 30분 사이 두 차례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르내리는 변덕 끝에 3,186.41로 1.97% 상승 마감했다.

중국이 춤을 추자 주변국 주가 역시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피는 이날 4개월 만에 1,900선을 내줬다가 전날보다 0.70% 오른 1,917.62에 장을 마쳤고, 일본 니케이지수는 0.39%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초부터 ‘칵테일 위기’(여러 위기 변수의 결합) 양상에 불안감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키우는 리스크 외에도 ▦원자재 시장 침체에 따른 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국 연쇄 위기 가능성 ▦중동 정정 불안 ▦북한 핵실험 ▦미국 금리인상 속도 불확실성 등 갖가지 위험이 동시다발로 누적되기 때문이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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