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는 7일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인내심이 감소하고 있지만 미국은 군사적 해법을 전혀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인 허바드 전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20년 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마법의 탄환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핵무기 보유국이 되겠다는 북한 의지를 거부하고,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더욱 강한 제재로 맞서야 한다”고 북핵 대응 방침을 조언했다. 국제사회 공조 방안으로는 한국이 남북 대화를 포함해 지속적으로 대북 관여에 나서는 한편, 6자 회담과 같은 건설적 협상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바드 전 대사는 이어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전 국무장관이나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이해하는 만큼,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어도 대북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대선 후보 중 누구도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책(전략적 인내)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지만, 이를 대체할 뾰족한 대안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허바드 대사는 4차 핵실험 이후의 새로운 대북 제재에 중국이 동참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도 매우 화가 나 강한 입장을 냈다”면서도 “유엔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고, 대북 에너지ㆍ식량 지원 중단 등 더 강한 행동에 나설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한국 정부가 공히 중국의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군사적 해법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아는 한 미국 정부 내부에서 그런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에서 오랜 기간 아시아 문제를 다뤘던 허바드 전 대사는 1993년 북미 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등 대북 협상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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