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주민대피소 점검…주민들 "지난해 악몽 되살아날까 노심초사"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8일 낮 12시 재개되면서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 김정은 체제와 4차 핵실험을 비판하는 내용을 포함한 데다 북한군이 대남 감시를 강화하는 등 최전방 일부 부대의 병력을 증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해졌다.
군은 이날 오전 주민대피소 시설을 점검하고 주민들에게 상황이 긴박해지면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접경지역의 안보관광지 운영이 전면 중단되고 전방부대 장병의 외출·외박이 중단되면서 철원·고성·양구·화천 등 전방지역의 시내는 한산했다.
상인들은 텅 빈 가게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TV를 지켜보며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하고 노심초사했다.
철원 읍내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지난해 메르스에 북한군의 도발로 정말 힘들었는데 연초부터 이런 일이 생겨 답답하다"라며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화천 최전방 마현리와 산양리 일대 주민들도 대북 방송 재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이 일대 주민들은 북한의 포격사건 이후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를 숨기지 못했다.
화천지역 주민 김모(54)씨는 "지난해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 여파로 외출과 외박 군인에 의존하는 지역경제가 한동안 힘들었는데 이번 일로 또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을까 불안하다"라며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을 8·25 남북합의에 대한 중대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날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해 8월25일 낮 12시부로 중단된 이후 136일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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