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정찰기가 7일 북한의 수소탄 실험 발표에 따라 한반도와 동해 상공에서 대기 중에 있는 방사능물질을 탐지하는 임무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수소탄 실험을 했는지를 규명해줄 '헬륨'이 포집됐는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미군 특수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방사능 물질 탐지활동을 마무리하고 현재 분석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정확한 결과가 나오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에 채취한 공기 시료를 지난 6일 핵실험에 앞서 채취한 공기 시료와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스니퍼(sniffer)로 알려진 미군의 특수정찰기인 WC-135W 제트기는 북한이 과거 세 차례 핵실험을 할 때마다 대기 중의 방사능 물질을 포집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엔진이 네 개나 달린 이 정찰기는 종이 여과기로 미립자를 수집하는 공기순환기와 수집된 공기 표본 전체를 저장하는 압축기를 동체 외부에 달고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풋 기지의 미 공군 45 비행단에 소속한 이 전투기는 일본 가데나 주일공군 기지에서 한반도를 향해 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당국자는 CNN에 "핵실험은 어떤 형태로든 대기 중에 방사능 물질을 방출하게 된다"며 "공기시료를 채취해 분석하려면 정확히 어떤 실험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핵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이 수소탄 실험을 했는지를 밝혀줄 열쇠는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헬륨이며, 미군 특수정찰기가 이를 포집하는 데 성공했는지가 핵실험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워낙 미량인데다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포집 작업이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직후에도 이 정찰기를 띄웠으나, 방사능 물질을 포집하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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