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금 기부 약속 이행하려 했으나
앰네스티 등 3개 단체 거부ㆍ반환
가까스로 사회복지모금회에 기탁

‘성범죄 미화 논란’에 휩싸였던 남성 잡지 맥심코리아가 사죄의 의미로 판매수익 기부를 약속했지만 기부단체로부터 세 차례나 거절당하는 망신을 샀다.

맥심코리아는 지난해 9월호 잡지 표지에 담배를 피우는 남성 뒤로 자동차 트렁크 안에 납치당한 듯 두 발목이 테이프로 묶여 있는 여성 사진을 게재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국내뿐 아니라 해외유명 잡지와 맥심 본사도 “역대 최악의 커버”라고 비난했다. 이에 맥심 측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잡지를 전량 폐기하는 것은 물론, 판매된 잡지 수익금 전액을 성폭력 예방 또는 여성 인권단체에 기탁하겠다고 밝혔다.

약속 이행을 위해 맥심코리아는 지난해 12월 16일 인권운동 단체인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에 첫 번째 기부를 시도했다. 당초 온라인 계좌이체로 기부금을 내려고 했으나 실명 확인 과정에서 맥심코리아임이 드러나 거부됐다. 엠네스티 관계자는 7일 “기부금액이 1,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인 데다 국세청 신고 절차에 필요해 수차례 기업명을 밝힐 것을 요청한 뒤에야 맥심 측이 회사명을 이야기했다”며 “기업 후원은 윤리성 확인이 필수인데 맥심은 여성인권 관련 논란을 일으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맥심코리아는 이후 같은 달 22일 여아 조혼 퇴치 활동에 써달라며 한국유니세프에도 기부를 제안했으나 비슷한 이유로 거절당했다.

두 번의 고사 뒤 맥심 측은 같은 달 24일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하고 이튿날 관련 사실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그러나 한 여성인권 잡지는 해당 단체가 기부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이메일 답변을 캡처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국제여성가족교류재단 관계자는 “기부금이 들어 오긴 했으나 기부자가 맥심코리아를 발행하는 회사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전액을 반환했다”고 말했다.

결국 맥심코리아는 네 차례 도전 끝에 같은 달 3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소외받는 여성을 돕겠다며 1,000만원을 전달할 수 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직접 공익사업을 주관하지 않고 사업을 하는 단체에 기부금을 배분하는 역할만 한다. 맥심코리아 관계자는 “공지 글을 올린 시점에는 기부금이 전달됐지만 반환 받은 뒤 다시 공지를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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