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주민들 단상 점거ㆍ몸싸움 등 격렬 항의
설명회 10분만에 종료 기자회견으로 대체
국토부“성산지역 외 대체지는 없다”
“제2공항 결사반대”“주민 다 죽이는 제2공항 물러나라”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주민 설명회는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2공항 예정지 주민 100여명이 설명회 시작 전부터 단상을 점거해 설명회 장소를 성산읍사무소로 옮겼다.
하지만 성산읍사무소 대회실에 열린 설명회에서도 수십명의 주민들이 몰려와 제2공항 건설 반대 구호를 외치고 설명회 취소를 요구하면서 공무원들과 경찰 등과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등 설명회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토부와 제주도는 설명회를 강행했지만 주민들이 항의가 더 격렬해지자 결국 10분만에 종료됐다.
설명회가 파행으로 끝나자 원희룡 지사는 “용역 내용을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갖고 용역안을 추가로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 예정지는 최적지로 선정된 서귀포시 성산지역 외에는 대체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용역 담당자인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는 성산읍 지역이 제2공항 최적지로 선정된 배경을 설명했고, 지역 주민들이 대안으로 제시했던 해양매립 활주로와 정석비행장 대체활용 등은 고려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당초 후보지에 포함됐던 신산리 해안가는 1단계에서 2단계 검증을 할 때 탈락했다. 소음피해 지역에 건축물 면적이 너무 많아 통과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정석비행장과 관련해서는 “남측으로는 민항기가 접근할 수 있지만 북측에는 오름들이 산재해 있어 접근할 수 없다”며 “북측에서 민항 접근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의 오름을 절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반쪽짜리 공항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2공항 예정지에 포함된 신산, 난산, 온평, 수산1리 주민들은 성산국민체육센터 단상을 점거한 후 ‘성산읍 제2공항 반대위원회’(가칭) 출범을 선언했다.
반대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국토부와 제주도는 지난해 11월10일 우리의 삶의 터전을 깡그리 짓밟기로 결정해 버렸다”며 “우리는 국가와 다수의 이름으로 인간의 자존감과 삶의 터전을 짓밟는 폭력적 개발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앞으로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강력한 지지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현재 공항 입지가 확정 고시된다면 법적대응팀을 구성해 부지선정의 부당성에 대해 법적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제2공항 예정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 추진에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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