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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위안부 기림비, 새해엔 햇빛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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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위안부 기림비, 새해엔 햇빛 볼 수 있을까

입력
2016.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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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선 만화 모티브로 지난해 제작

설치비 없어 시민단체 사무실 보관

정재현 시의원 모금 제안, 성과 기대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기 부천시에서 성금으로 제작된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 장소를 마련해놓고도 1년째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7일 부천시의회에 따르면 2014년 3월 부천에서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추진위는 2014년 7월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참여한 최인선 작가의 만화 전시작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모티브로 기림비를 제작했다. 기림비 작품명도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로 정했다.

2014년 1월 30일~2월 2일 앙굴렘 만화축제에선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 ‘지지 않는 꽃’이 열려 전 세계에 위안부 피해 실상을 알린 바 있다.

높이 160㎝의 기림비는 앞 모습이 거울로 만들어졌다. 뒷모습은 한복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머리카락을 곱게 딴 소녀의 형태를 하고 있다. 앞 모습이 거울로 만들어진 이유는 “누구나 소녀상을 보며 자신을 되돌아보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추진위 측은 설명했다.

추진위는 부천시와 협의해 기림비를 지난해 원미구 중동 안중근공원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이 공원에는 이미 중국 하얼빈에서 철거된 안중근 동상과 기념비, 손도장, 서각 등이 옮겨와 자리를 잡고 있다. 기림비 설치에 필요한 행정 절차도 이미 마쳤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기림비는 제희정 추진위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여성지도자연합회 부천지부 사무실에 보관돼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동상 마무리 작업과 설치에 들어가는 1,500만원의 비용이 문제였다. 추진위는 2014년 2,540만원의 성금을 모았으나 기림비 제작비 등으로 이미 다 쓴 상황이다.

기림비 설치비 모금 활동을 제안한 정재현 부천시의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공식적인 모금을 진행하지 못하다 보니 1년 가까이 모금 실적이 전무하다”라며 “시민들 힘으로 기림비를 세울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림비 모금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면 부천희망재단의 ‘부천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립 기금’ 계좌(농협은행 301-0147-9335-01)로 입금하면 된다.

정 의원은 “적은 금액이라도 도움이 된다”며 “매일 후원자와 후원금액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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