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개발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15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개발에 소요된 17억 달러까지 더하면 북한 주민의 3년치 식량에 해당하는 액수다.
군과 정보당국은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국내외 전문가와 해외 개발 사례를 참고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최소 11억 달러(약 1조3,200억원)에서 최대 15억 달러(1조8,000억원)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곡물가격으로 환산하면 중국산 옥수수 450만톤 가량으로 북한 주민 2,300만명의 1년10개월치 식량에 해당한다.
군 당국에 따르며 영변의 핵연료 제조공장과 재처리시설, 5메가와트 원자로, 100메가와트 경수로, 평산의 우라늄 정련공장 등 핵시설을 건설하는데 6억~7억 달러가 소요됐고 고농축우라늄(HEU)을 추출하기 위한 원심분리기 제작 등 농축시설 건설에 2억~4억 달러가 넘게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를 설계하고 제조한 뒤 실험하는 데에는 1억6,000만~2억3,000만 달러가 소요됐다는 평가다.
이번에 시도된 4차 핵실험 비용을 더하면 총액은 더 많아진다. 전문가들은 4차 핵실험의 기술수준이 이전보다 높기 때문에 전 단계 실험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은 "원시적 수준의 핵폭탄에서 수소폭탄으로 갈수록 개발과 제조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기술도 더 어렵다"며 "발사장 등 고정비용을 제외한 발사비용은 이번이 3차 때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어 나르는 장거리로켓 등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도 17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개발에 투입한 비용을 모두 합치면 3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북한 주민 전체에게 3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식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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