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점이었던 편의점이 '만능상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식음료부터 잡화, 도시락, 커피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할 뿐 아니라 공과금 납부, 택배 발송 등 우체국 업무에 심지어는 문서출력이나 서류 발급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난으로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편의점만은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영역 확장 덕분이다. 앞으로도 편의점의 영역 파괴는 계속될 전망이다.
■ 혼자 사는 당신은 편의점이 필수
편의점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 제품부터 고급 커피와 간단한 약품까지, 24시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1인 가구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곳이 됐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얼마 전부터 편의점은 하나 둘씩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가장 널리 서비스 중인 것이 바로 이용료·공과금·세금 납부 등 금융 서비스다.
편의점의 약 99%에서는 지로를 이용한 요금 수납이 가능하다. 전기요금·전화요금·케이블TV요금을 비롯해 신문대금과 세금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심지어는 전기요금의 경우 카드납부까지 가능해,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혼자 살면서 은행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 선호한다.
현금 자동입출금기(ATM)도 널리 알려진 편의점의 금융 서비스 중 하나다. 전국 편의점의 83%가 매장 내외에 ATM을 비치한 것으로 보고됐다. 택시의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을 당시, 동네 편의점 앞 거리가 밤마다 출금하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로 문전성시를 이뤘을 만큼 소비자들은 편의점의 ATM 기능을 유용하게 써오고 있다.
택배 업무도 편의점의 주요 기능이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의 편의점 중 일부는 업무 중이라 택배를 받을 수 없는 주민을 위해 택배 보관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식 업무는 아니지만 고객 유인을 할 수 있고 실제 택배 발송 업무도 하고 있기 때문에 동네의 택배 물류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홈쇼핑과 연계해 이러한 기능을 강화했다. '반품 대행 서비스'와 '픽업 락커'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세븐일레븐은 24시간 롯데홈쇼핑에서 구입한 물건의 반품을 받고 있다. 또 서울 중구 소공점은 픽업 라커를 설치, 롯데홈쇼핑에서 구입한 물건을 보관하고 소비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 15면 사진설명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은 주요 고객인 여대생들이 편의점에서 화장도 할 수 있도록 파우더존을 마련했다. BGF리테일 제공
■ 외출할 때도 다양하게 이용 가능
편의점이 꼭 생활서비스만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 직장뿐 아니라 관광지 등에 위치한 편의점에선 지역 특성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특화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가 인근에서 GS25가 서비스중인 '키오스크 복합기'가 대표적인 지역 맞춤형 서비스다. 작년 11월부터 서울 화양동, 대학로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10여개 점포에 설치돼 있다. 현재 토익성적표와 주민등록등본을 비롯한 각종 문서들의 복사·출력이 가능하다. 조만간 기능을 추가 보완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CU도 이에 대응해 '퍼블릭 클라우드 출력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 클라우드' 등 온라인 공간에 업로드한 문서를 간편하게 출력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 중이며 오는 3월부터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국으로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젊은이의 거리로 떠오르는 이태원의 CU '이태원프리덤점'에서 제공하고 있는 물건 보관 서비스도 지역 특화형 상품이다. 클럽과 술집이 밀집해있는 지역에서 짐을 들고 다니기 어려운 고객을 위해 짐을 맡아주고 있다. 가격은 무게에 따라 3시간 기준으로 2,000원에서 4,000원 수준이다.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은 고객들이 원하는 점포를 만든 경우다. CU는 점포 입점 전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편의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CU는 이 점포에 여대생이 필요로 하는 '파우더존', '피팅룸'을 갖췄으며 회의용 테이블과 학습공간도 마련했다. 대전에 위치한 대덕대학교의 매장도 같은 절차를 거쳐, 즉석식품을 취식하기 좋은 카페테리아 형식의 매장으로 꾸몄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한 소비자는 "편의점에서 모든 일이 가능하다 보니 어딜 가도 편의점부터 찾게된다"며 "가격이 비싸고 아르바이트 생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고 전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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