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정상호. /잠실=임민환기자
프리에이전트(FA) 타 구단 협상을 앞둔 지난해 11월 말 LG도 전력 보강을 위해 주판알을 튕겼다. 수 차례 실무진 회의를 거쳐 영입 후보 1순위로 낙점한 선수는 SK에서 FA 자격을 얻은 정상호(34)였다.
최경철이 주전 마스크를 쓰는 안방 자원이 약하다고 판단한 LG는 타 구단 협상 시작 직후 속전속결로 정상호를 4년 32억원에 데려왔다. 그러나 정상호 영입을 결정하기 전까지는 LG도 고민이 많았다. 첫째 아까운 보상 선수 수혈을 감수해야 했고, 둘째는 정상호의 몸 상태에 물음표를 지우지 못했다. 장타력을 갖춘 공격형 포수임에 분명하지만 SK 시절 잦은 부상으로 통산 12시즌 동안 100경기 이상을 뛴 해가 4시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정상호도 자신에 대한 이런 평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LG의 선수단 시무식이 열린 6일 잠실구장에서 "사실 나를 향한 '유리몸'이라는 시선에 가족들까지 염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나는 건강하다.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한 시즌 풀타임으로 뛰며 시즌 끝까지 잘 마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LG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을 느꼈다. 내 가치를 인정해 준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새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는 여러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포수는 가장 할 일이 많다. 먼저 동료 투수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고, 스프링캠프 때 사인도 전부 새로 숙지해야 한다. 이날 LG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진 정상호는 "밖에서 봤을 때는 LG 선수들의 개성이 강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선ㆍ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전 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캠프에서 한 명 한 명 잘 파악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호흡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는 조인성(한화)의 이적(2012년) 후 이렇다 할 간판 포수가 없었지만 2년 연속 4강(2013~2014년)에 진출할 때는 큰 공백을 느끼지 못했다. 지난해 창단 첫 9위에 그치며 새삼 이 곳 저 곳 아쉬운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상호는 "(최)경철이 형, (유)강남이와 서로 돕고 상호 보완하고 싶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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