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결국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적인 원유 공급 과잉에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겹치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시장에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7.2달러까지 하락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3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4년 4월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200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32.10달러로 추락했고,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날보다 2.07달러 내린 32.16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최근 석유수축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와 미국의 휘발유 재고량 급증이다.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량은 전주보다 1,058만배럴 증가하면서 1993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분쟁 격화로 OPEC의 감산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중국의 경제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유가 마지노선을 40달러로 보고 있다. 그 이하로 내려가면 수천억원대 재고 손실이 발생해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가 하락세가 가팔라 20달러 초반대까지 미끄러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원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의 석유장관은 지난해 말 20달러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유업계 관계자는“산유국 대부분의 원유 생산 비용이 30달러 이상이어서 30달러 이하의 초저유가가 1, 2년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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