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o you pronounce OFTEN, 오픈 or 오프튼?’이라고 물으면 원어민은 ‘Either way’(어느 것이든 가능하다)라고 답할 것이다. ‘오픈’과 ‘오프튼’두 가지 발음 모두 통용되지만 답변 속‘either’라는 단어의 발음도 문제가 된다. 원어민 발음 중에는 ‘이-더’도 있고 ‘아이더’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원어민이 ‘아이더’라고 발음하기 때문이다.
Often의 발음은 어느 지역이든 t를 묵음 처리하여 ‘오-픈’으로 발음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다소 유별난 성격이나 잘난 체 하는 사람들이 ‘오프튼’으로 발음하기도 했다. 호주나 영국에서 dance를 ‘댄-스’, ‘단-스’ 두 가지로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런데 often의 경우 ‘오-픈’이 절대 다수이고 ‘오프튼’이 소수였음에도 현대 영어에서는 ‘오프튼’의 발음이 많아지는 추세다.
반면 ‘either’의 발음은 오랜 기간 두 가지 발음이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Latin button’에서 ‘t’음은 최대한 약음 처리하거나 생략하듯 발음하는 것이 추세인데 ‘often’은 이런 흐름과 거꾸로 간다. 갈수록 발음의 편리성에 따라 단어가 읽히는 반면, often은 ‘오픈’이 더 편리한데도 철자를 그대로 발성하는(spelling pronunciation)방식으로 사용된다.
‘Imgur’라는 상호명이 있는데 국제공통발음에서는 영국과 미국 모두 ‘이미져’로 발음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원어민들은 ‘임거’, ‘임져’, ‘임줘’, ‘엠거’ 등 다양하게 읽어낸다. 이 단어가 ‘image’에 ‘ur’을 붙여 놓은 것을 감안하면 ‘이미져’ 혹은 줄여서 ‘임져’가 타당해 보이지만 원어민들은 본능적으로 ‘임거’, ‘임져’ 발성을 한다고 한다.
또 다른 예를 보면 더 헷갈린다. 컴퓨터 업계에서 Linux 운영체제를 지향하는 GNOME 프로젝트가 있는데 ‘gnome’ 발음을 ‘노움’으로 하고 GNU를 ‘뉴’로 발성하고 있는데 반해 ‘gnome’을 놓고도 ‘거노움’식으로 발성하기도 한다. 또, 생물학계에서 ‘염색체’를 언급하며 ‘genome’의 발음을 놓고 상당기간 논란이 있었다. 독일어 ‘genom’을 참고하면 ‘게놈’이 맞고 영어식 표기 ‘genome’을 참고하면 ‘지놈’ 발음이 타당해 보인다. 유기체의 DNA 일체를 의미하는 genome은 1920년 독일 교수 Hans Winkler가 만든 개념으로 ‘gene’과 ‘chromosome’의 합성어인 점을 감안하면 ‘지노움’이 발음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비영어권 사람을 위해서 ‘게놈’으로 하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있었고 지금은 두 가지 모두 사용 가능해졌다.
발음의 혼재는 우리 주변에도 있다. 대다수 한국인이 옷걸이 ‘hanger’의 발음을 ‘행거’로 하는데 반해 미국과 영국에서는 ‘행어’의 발음이 99% 이상이다. 발음에는 좋은 발음 나쁜 발음이 없지만 영어식 발음과 비영어식 발음은 있다. 그리고 영어식 중에도 다수의 발음을 따르는 것이 소통과 안정성 면에서 더 유리한 것은 새삼 강조하기도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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