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출발선에 선 넥센 서건창(27)에게 두 가지 과제가 주어졌다. 그를 향한 주위의 기대만큼이나 막중한 책임감이 그를 따른다. 어찌 보면 '부담'으로 시작하는 한 해다. 하지만 개인과 팀을 위해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다.
◇1989년생, '젊은' 주장의 부담 줄이기
넥센은 지난해까지 팀 내 야수 최고참 이택근(36)이 주장을 맡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서건창이 새 주장 완장을 찬다. 다른 팀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이십 대의 젊은 주장이다.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위치다. 특히나 넥센은 이번 겨울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손승락(롯데)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도록 다잡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부담이 있지만 팀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도 된다.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젊은 주장의 장점이 있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난다. (이)택근이 형은 후배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편한 형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직접 이야기할 수 있다. 그 안에서도 지킬 건 확실히 지키도록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발목 잡던 부상 그림자 지우기
서건창은 최근 2년간 '극과 극'을 오갔다. 2014년에는 201안타를 때려내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쓰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9일 두산전에서 주루 플레이 중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해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을 당하는 악재를 맞았다.
6월 중순 1군에 복귀했지만 부상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게 부상 부위를 의식하며 뛰었다. 그는 "접전 상황에서 슬라이딩을 과감하게 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그는 "내가 좋아졌다는 확신만 가지면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 재활 보강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걸 믿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루 개수도 확연히 떨어졌다. 2014년 48도루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9도루에 그쳤다. 무릎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9경기에서 2도루를 성공한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뒤 7월과 8월에 각각 1개씩의 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9월부터 치른 26경기에서 5개의 도루를 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 막판에는 '다시 뛸 수 있겠구나'하는 가능성을 봤다. 올해는 몸을 사린다거나 무릎 핑계를 대지 않겠다. 많이 뛰고, 그걸 넘어서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할 생각이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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