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5만원대 스마트폰 ‘Y6’로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정보기술(IT) 업체 화웨이가 지난해 처음으로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를 넘어섰다. 사실상 판매량을 뜻하는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 기록은 이전까지 삼성전자와 애플만 갖고 있었다. 그만큼 화웨이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것을 입증하는 수치다. 이 기세를 몰아 화웨이는 2년 안에 애플을 누르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화웨이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언론 발표회를 갖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0% 증가한 2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44% 늘어난 1억800만대로 중국 휴대폰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출하량 1억대를 넘어섰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 부문 대표는 “2018년 말까지 애플을 따라잡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에는 대표 스마트폰 ‘화웨이 P8’과 ‘화웨이 메이트S’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 메이트S는 지난해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첫 공개된 전략 스마트폰으로 가격대가 80만~90만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전까지 주로 중저가 제품을 앞세웠던 화웨이는 이 제품을 계기로 해외에서 값이 싼 대신 품질이 떨어진다는 중국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깼다는 평을 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부터 중국 시장에서 15% 안팎의 점유율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화웨이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 업체들과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8.7%로 삼성전자(21.4%), 애플(13.9%)에 이어 3위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등 다수의 서유럽 시장에서 상위 3위에 진입하고 북유럽 출하량이 전년대비 114%나 증가한 346만대를 기록하는 등 까다로운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화웨이는 이번 CES에서도 메이트 시리즈의 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신제품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8’은 6인치 초고화질(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본체에는 곡면 강화유리와 항공기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응용 프로세서(AP)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린950’을 탑재했다. 카메라는 뒷면 1,600만, 앞면 800만 화소이고 배터리는 한 번 충전 시 이틀 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뒷면에 동그란 모양의 지문인식 센서를 더해 보안 기능도 강화했다. 현재 이 제품은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만 판매 중이지만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화웨이는 이날 보석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만든 원형 스마트워치 2종도 선보였다. 보석을 박아 화려한 디자인으로 여성 소비자를 공략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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