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구속영장 신청하자
온라인에서 처벌 여부 찬반
경찰이 돈을 주고 미혼모들로부터 갓 태어난 아이들을 데려다 키운 20대 미혼 여성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반면 애를 키우고 싶다는 선의로 한 행위를 굳이 처벌해야 하는 지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아 논란이 일 전망이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6일 미혼모들로부터 6명의 아이를 데려다 3명을 직접 키우면서 2명은자신의 호적에도 올린 A(23)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와 같이 살고 있는 남동생 B(21)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A씨가 아이를 데려오면서 미혼모들에게 20만~150만원을 지급한 것은 대가로 볼 수 있다”며 “돈을 건넨 행위를 매매로 볼 수 있어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돈을 준 의도에 대해 아이들의 생모를 상대로 면밀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또 데려온 아이 중 2명은 친모에게 돌려보냈고, 1명은 지인에게 보냈다는 진술의 진위여부도 확인키로 했다.
반면 A씨의 행위가 정상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나쁜 의도를 갖지 않고 아이를 좋아해서 키우려고 데려왔다면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한 변호사는 “단순히 A씨가 미혼모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만 가지고 매매로 단정해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들을 데려와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범죄의도가 인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동정 여론이 부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이들을 돈을 받고 넘겨준 정황도 없고, 주위 돈을 빌려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순수한 마음이었어도 처벌이 가능할까요”라고 사법처리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경찰도 기초생활수급자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A씨가 정부 지원금과 주위에서 빌린 돈으로 아이들의 분유값을 충당했으며, 아이들 건강상태도 양호한 편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A씨도 “건넨 돈의 일부는 미혼모들의 산부인과 병원비 명목이었다”고 밝히고 남동생 도 “누나가 아이들을 좋아해 데려다 키운 것”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결국 A씨의 행위에 ‘범의’가 있는 지를 입증하는 것이 사법처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산=허택회기자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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