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25ㆍ비토리아 FC)과 이승우(18ㆍFC 바르셀로나)가 이베리아 반도 점령에 나선다.
석현준과 이승우는 일곱 살 터울이 나는 선후배 사이지만 공통분모가 많다.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으나 두 사람 모두 초등부 축구 명문 서울 대동초 출신이다. 현재 활동 무대도 지리적으로 인접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리그다. 두 사람의 이베리아 반도 진출은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으로 국한됐던 코리안 리거의 활동 영역을 남유럽까지 넓혔다는 의미를 갖는다.
석현준과 이승우의 존재는 소속팀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도 든든한 보탬이 될 전망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석현준은 A매치에서, 이승우는 U-17(17세 이하)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늘 한국 축구의 난제였던 ‘골 가뭄’을 해결해 줄 단비 같은 자원으로 평가 받았다. 석현준은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대표팀 감독에게 발탁돼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지역예선 경기에 원톱으로 나서 5경기 도중 2골을 꽂았다. 최진철호에 탑승해 2015 U-17 칠레월드컵에 나섰던 이승우 역시 한국 축구 대표팀 최초로 무실점 16강 진출 기록을 세우는데 일조했다.
두 사람은 최근 나란히 반가운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석현준과 이승우가 각각 포르투갈과 스페인 리그의 명문팀 포르투 FC와 FC 바르셀로나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는 보도가 나온 것. 먼저 석현준이 현지 매체로부터 포르투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관심을 모았다. 포르투갈 축구전문 매체 아 볼라는 6일(한국시간) “포르투가 석현준과 5년간 계약할 것”이라며 “석현준의 원소속 구단인 비토리아FC는 이적료 150만유로(19억원) 정도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비토리아FC의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구단 사장이 현재 외국 체류 중이라 7일 정도에 이적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상 석현준의 이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포르투는 현재 스포르팅 리스본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 있는 리그 강호다. 2003~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0~11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유럽 무대에서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한다. 리그에서도 총 27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유서 깊은 구단이다.
석현준은 그만큼 리그에서 탐나는 존재다. 이번 시즌 포르투갈 프리메이라(1부) 리가에서 9골을 터뜨려 득점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FA컵에서도 2골을 보태 총 19경기 11경기 7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골 감각이 절정에 오르면서 현지에서는 석현준이 스포르팅과 포르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아직 10대인 이승우는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크다. 6일 만 18세가 된 이승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렸던 출전 정지 징계에서도 풀려났다. 이와 동시에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와 정식 프로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승우보다 한 살 위인 백승호(19) 역시 징계에서 해제되면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인 후베닐 A에 등록됐다. 후베닐A에 등록되면 성적과 구단의 판단에 따라 2군인 바르셀로나B나 1군에 데뷔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바르셀로나 입성을 위해 출국한 이승우는 6일 생일을 맞이해 자신의 트위터에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게시해 징계 해제를 자축하기도 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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