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예비경선 통과를 위해 극구 멀리하던 ‘가족 팔이’에 나섰다. ‘약물중독’이라는 딸(노엘 부시)의 상처를 공개하는 한편, 43대 대통령을 지낸 큰형(조지 W. 부시)에게는 선거 지원을 요청할 태세다.
5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지율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자 젭 부시 진영에서는 큰형과 거리를 둬 온 기존 전략을 수정, 적극적인 유세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모두 전직 대통령 출신인 아버지(조지 H.W. 부시)와 형이 동시에 선거 운동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실제로 젭 부시는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형이 선거 운동에 참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형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기 때문에 그 덕을 누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나를 강력하게 지지해 온 형이 생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3대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당시에는 지지율이 22%로 곤두박질 쳤지만, 최근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71%의 호감도를 얻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인물이다. 젭 부시로서는 당장의 예비경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체면을 구기더라도 형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지율 회복에 몸이 단 젭 부시는 이날 뉴햄프셔 유세에서는 “지금은 30대 중반인 딸이 24세가 되던 해에 약물중독으로 폐인이 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고백은 뉴햄프셔에 상대적으로 약물 중독자와 그에 따라 고통 받는 가족이 많은 점에 착안, 자신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2003년 플로리다 주지사 시절에는 약물중독 사실을 보도한 마이애미 헤럴드 취재진을 비판했던 부시 후보가 이제는 딸이 약물중독을 극복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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