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서 핀테크 등 온라인 거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핀테크'로 대표되는 기술과 금융의 융합이 점점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대면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해 쉬운 접근이 가능하고 오프라인 거래보다 낮은 수수료 덕분에 고객들이 온라인 거래로 몰리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증권맨 감축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 높은 접근성과 낮은 수수료 혜택으로 고객들이 온라인 거래로 몰리면서 증권맨 감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세등등한 온라인 거래에 위축되는 대면거래
영업점을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서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한 직접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6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스마트폰 등 무선단말기 거래대금의 비중은 2014년 21.27%에서 지난해 10월 말 기준 25.06%까지 늘어났고,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무선단말 거래 비중도 10.70%에서 올해 15.55%로 증가했다.
반면 영업점의 단말기와 유선단말기(ARS 등)를 통한 거래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영업단말을 통한 거래 비중은 2014년 17.47%에서 작년 16.50%로 줄었으며, 유선단말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0.42%에서 0.38%로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영업단말 거래 비중은 47.11%에서 39.36%로 감소했다.
오는 3월부터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능해지고 핀테크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대면 거래는 더욱 빠른 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 이미 8,000명 떠난 여의도, 증권맨들 또 짐싸야 하나
최근 4년 사이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은 8,000명에 육박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직원은 작년 9월 말 기준 3만6,0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절정을 이룬 2011년 말 4만4,060명과 비교하면 7,964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의 지점과 영업소는 같은 기간 1,856개에서 1,217개로 639개나 사라졌고 올해에도 계속해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년간 증권사 인력이 감소한 요인으로는 IT의 발달로 증권 기본 업무인 주식 약정 영업이 축소되고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이 활발해진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핀테크 등 파이낸스 온라인 시대가 본격화하면 금융권에선 부가가치를 내지 못하는 지점과 인력 등 비용구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최근 잦았던 증권사들의 인수·합병(M&A) 과정이 올해 들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최대 규모인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간의 합병 과정이 올해 진행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M&A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인력 감축 우려는 피할 수 없다.
이미 합병을 단행한 증권사들뿐 아니라 M&A와 무관한 중대형 증권사들도 추가 인력감축에 나설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사들,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증권사들은 온라인 거래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장이 활황이어도 고객이 점포로 오지 않고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거래를 한다"며 "비대면 방식의 실명 확인이 본격화하면 모든 금융권에서 지점 축소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테크로 대변되는 디지털(모바일) 환경으로의 변화는 금융회사에 위기이자 기회다"며 "자산관리사(PB)를 많이 양성해 우수 고객을 담당하는 WM(Wealth Management) 사업을 강화하고 일반 디지털 고객에 대해선 플랫폼을 잘 갖춰주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발표했다.
NH투자증권은 금융권 최초로 매매거래를 넘어서 개인 자산분석 및 관리까지 사람 대신 자동화된 시스템이 맡아 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온라인 특화 회사의 강점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아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대표는 "온라인 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 티레이더(tRadar) 개편 프로젝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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