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희단거리패(예술감독 이윤택)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위탁 운영한 부산 기장군 ‘안데르센극장’이 개관 한 달여 만에 문을 닫았다. 기장군이 40억원을 들여 장안읍 도예촌에 세운 연면적 1,255㎡(약 380평)의 이 극장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문화원과 함께 전국에 2개뿐인 어린이극 전용극장이다.
연희단거리패 관계자는 6일 “올해 1년간 주 1~2회 공연을 하는 조건으로 극단이 위탁 운영을 맡기로 했으나, 기장군의회에서 운영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해 이달부터 극장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희단거리패는 지난해 11월 20일 극장 개관 이후 연극 ‘안데르센’을 두 작품으로 나눈 ‘미운 오리새끼’와 ‘인어공주’, ‘토끼와 자라’, 뮤지컬 ‘궁리’ 등을 무대에 올렸었다.
기장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소속인 군수와 군의회 간의 갈등으로 오 군수 공약 중 인기 있는 문화교육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바람에 어린이극장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며 “군의회 예산 삭감은 정부의 문화예술 검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기장군은 2월 이후 추경 예산을 신청해 극장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추경예산 통과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예산이 통과돼도 위탁 운영 극단을 입찰, 재선정하기 때문에 연희단거리패가 위탁 경영을 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이윤택 연출가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학창작기금 희곡 심사에서 100점으로 1순위를 하고도 지원작품에서 탈락시킨 사실이 밝혀져 외압설에 휩싸였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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