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코 출신 첫 프로 볼러 "탈북자 적응 돕고 싶어"

입력
2016.01.06 16:04
0 0
미스 대구 미 이은비씨가 힘껏 볼링공을 굴리고 있다.
미스 대구 미 이은비씨가 힘껏 볼링공을 굴리고 있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볼링 레슨을 해주고 싶어요.”

미스코리아 출신 첫 프로 볼러가 탄생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에서 북한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2007년 미스대구 미 이은비(32)씨가 지난해 12월30일 열린 제9기 여자 프로 볼러 최종 면접을 통과, 한국프로볼링협회로부터 프로 자격증을 받았다. 선발된 여자 프로 11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중학교 시절 1년 반 정도 볼링 선수로 활약하긴 했지만 17년 만에 공을 잡은 까닭에 반년 만에 성적이 잘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는 이씨는 “짜임새있는 단기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밤낮없이 집중 훈련한 것이 좋은 성적을 낳은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이 과연 운동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주위의 편견과 우려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운동했다”고 했다.

이씨가 볼링공을 다시 잡은 것은 2013년 11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박부희 전 대구시의원. 당시 고려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그는 당시 느닷없는 비보에 넋이 나가다시피 했다. 대구에 내려와 장례식을 치른 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논문 준비는커녕 책을 읽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때 이씨의 마음을 잡아준 것이 볼링이었다.

“어머니가 즐기던 스포츠가 볼링이었기 때문에 자꾸 생각이 났어요. 초등학생 때 어머니를 따라 볼링장을 갔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여름 경북 상주로 내려가 이윤재 한국프로볼링협회 이사를 찾았다. 중학생 때 볼링을 지도해주던 코치였다. 스트레스도 풀 겸 17년 만에 볼링공을 잡아본 그에게 “자세가 선수 시절 그대로네”라는 이 이사의 한 마디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제대로 볼링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 후 반년 동안 볼링에만 몰두했다.

이씨는 현재 볼링과 박사논문 준비,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영남대 식품공학과 졸업 후 미스코리아가 된 그는 정치를 하는 어머니를 돕고 싶어 고려대 정책대학원의 국제관계학과에서 정치학석사가 됐고, 자연스럽게 북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북한학 박사 과정을 밟게 됐다.

이씨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볼링과 대학원에서 배운 북한관련 지식을 더해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북한학 논문준비를 하면서 탈북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제 프로 볼러가 됐으니까 탈북 청소년에게 무료로 볼링 레슨을 해주고 싶습니다.”

대구=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