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여의도 증권가에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이른바 '핀테크'로 대표되는 기술과 금융의 융합이 점점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대면 거래가 줄어드는 점이 핵심적인 변화로 꼽힌다.
영업점을 찾아가거나 전화를 걸어서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방식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한 직접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3월부터 비대면 금융거래가 가능해지고 핀테크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대면 거래는 더욱 빠른 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최근 4년 새 600개 넘게 사라진 증권사의 시중 지점은 새해에도 계속해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핀테크 등 파이낸스 온라인 시대가 본격화하면 금융권에선 부가가치를 내지 못하는 지점과 인력 등 비용구조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매매거래를 넘어서 개인 자산분석 및 관리까지 사람 대신 자동화된 시스템이 맡아 주는 '로보어드바이저'까지 등장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최근 잦았던 증권사들의 인수·합병(M&A) 과정이 올해 들어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최대 규모인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간의 합병 과정이 올해 진행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M&A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례에 비춰볼 때 인력 감축 우려는 피할 수 없다.
푸르덴셜증권과 한화증권이 합병한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 말 35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작년에도 메리츠종금증권으로 피인수된 아이엠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통해 40여명을 내보냈고 NH투자증권은 옛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간 합병 과정에서 모두 6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여기에 LIG투자증권 역시 작년 말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간 상태이며 현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어 추가 인력 감축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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