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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방담] 野 신당파들“통합”외치지만… 간단치 않은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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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방담] 野 신당파들“통합”외치지만… 간단치 않은 셈법

입력
2016.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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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고립” 암묵적 동의 불구

安신당의 호남 지지세 확장에

천정배,경쟁모드로 관계 재설정

중립에 선 김한길 역할 주목

安신당의 기성 정치인 반감 속

千,더민주 간 열려 있는 대화채널

동교동계 행보 등 막판까지 변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 서울 영등포역 동부광장 인근 인도에서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5일 서울 영등포역 동부광장 인근 인도에서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신당 세력들이 연초부터 한 목소리로 통합을 외치고 있다. 얼핏 보면 멀지 않은 시간에 통합 신당이 곧 모습을 드러낼 것 같지만, 이들의 셈법은 그리 간단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을 고립시킨다’는 암묵적 동의를 제외한다면 안철수 의원의 신당도, 천정배 의원 신당(가칭 국민회의)도 각자 다른 생각으로 통합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중인 安ㆍ千, 金 중재가 큰 흐름 결정할 듯

정치권에서는 야권 통합의 상수를 안철수 신당으로 보고 있다. 세력의 규모, 현역 의원 합류 가능성 등에서 가장 덩치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민회의의 입장과 선택이 변수다. 국민회의는 안 의원 탈당 초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지만, 자신들의 텃밭인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이 지지세를 대거 흡수하자 최근 경쟁 모드로 관계 설정을 전환한 상태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이 통합에 대한 의견을 틈틈이 교환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더민주 현역 의원들의 후속 탈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두 세력은 경쟁적 세 불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두 세력이 통합으로 가는 길목은 최근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 의원이 지키고 있다. 당초 탈당 이후 안철수 신당 합류가 점쳐졌던 김 의원이 중립지대에서 구체적 행보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는 안 의원과 조율된 부분이라는 관측이 많다. 두 정치인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자라는 점인 만큼 전략적 연대를 하면서 서로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김 의원이 천 의원과 친분이 깊다는 점에서 구도 상 두 신당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과 천 의원은 5일 광주에서 동시에 민심 청취 일정을 소화했다. 김 의원은 5ㆍ18 민주묘소 참배를 시작으로 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천 의원은 국민회의 신년인사회에 이어 광주시당 발기인대회까지 진행했다. 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과는 늘 소통하는 사이”라고 운을 뗀 뒤 김 의원의 향후 두 신당에 대한 통합 시도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고, 김 의원이 야권 통합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의 통합 행보가 본격화되면 천 의원이 움직일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기성 정치인에 대한 안철수 신당 내 반감 등으로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안 의원이 “김한길이나 천정배 모두 과거 권력의 핵심에 있던 정치인일 뿐"이라 생각하는 신당 합류파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지 못할 경우 통합 과정에서 내부 이탈자가 다수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야권 핵심관계자는 “천 의원이 더민주 쪽과 대화 채널을 완전히 닫지 않고 있는 점도 장기적 불안 요소”라며 “아직은 각자 내부 교통정리가 안 된 형국이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교동계는 누구 손을 들어줄까

현실 정치에서 영향력이 줄어들었지만, 동교동계 행보 역시 호남 민심의 상징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수다. 현재 동교동계는 권노갑 상임고문 등이 안철수 신당 측과 합류 방식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동교동계가 과거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인사들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안철수 신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을, 국민회의가 ‘호남 물갈이’를 주창하고 있어 박주선 의원 신당 등으로 향하거나, 더민주 탈당 후 상황을 관망하는 인원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박지원 의원 등 구민주계의 결단에 따라 운명을 함께 할 사람들도 꽤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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